교황청의 우울한 부활절..아동성추행 스캔들 시달려 | ||||||
-가톨릭교회, 사제들의 아동성추행 사건 알면서 모르는 척 해와 | ||||||
교황청은 2010년 부활절을 우울하게 보냈다. 지난 3월 내내 전세계 가톨릭교회 사제들의 성추행 파문으로 시달렸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부활절 당일 베네딕토 16세는 4월 4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치러진 부활절 미사에서 이라크와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기독교인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 성추문 파문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다만 인간성이 "심대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신적, 도덕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성추문으로 빚어진 가톨릭교회의 위기를 간접적으로 언급했을 뿐이다. 독일의 아동성추행 가톨릭사제... 베네딕토 교황 연루 의혹 커져 아동성추행 문제는 단지 지역교회 사제들에게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베네딕토 16세 교황 자신이 연루된 문제이기도 하다. 독일의 일간지인 <쥐트도이체 자이퉁>이 밝힌 바에 따르면, 아동 성추행 혐의로 독일 법원에 의해 유죄선고까지 받았던 페터 훌러만 신부가 30년이 넘도록 사제직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는데, 11살짜리 소년에게 구강성교까지 명령했던 훌러만 신부를 1980년 1월 당시 뮌헨 대주교였던 현 교황 베네딕트 16세가 뮌헨 교구로 와서 치료를 받도록 허락해주었고, 얼마 후 당시의 대주교의 보좌관이었던 제라드 그루버 주교 대리인은 그를 복직시켜주었다. 그러나 훌러만 신부는 뮌헨으로 와서도 계속 미성년자를 성추행했고, 결국 1986년 6월에 독일 법원에 의해 유죄선고를 받았음에도 2010년 3월까지도 독일 바바리아에서 현직 사제로 일해 왔다. 훌러만 신부는 1984년 9월 18일부터는 바이에른주(州) 그라핑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일주일에 6시간씩 학생들에게 종교 과목을 가르쳤으며, 1986년 아동 성추행 사건으로 집행유예 18개월 및 4천마르크 벌금형과 함께 치료 명령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그를 복직시켜 준 그루버 주교 대리인이 내린 명령에 베네딕트 16세 교황이 관련됐는지 하는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그루버 주교 대리인은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현 교황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러나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파문이 번지면서 미국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BS방송이 성인 858명을 대상으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4%가 교황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해 4년 전의 4%보다 20% 포인트나 급증했다. 반면 호의적인 생각을 품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특히 가톨릭 신자 중 55%를 포함해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어린이 성추행 문제에 교황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3월 24일 아동 성추문 조사와 관련해 사임을 표명한 아일랜드의 존 매기 주교의 사임을 승인했다. 아일랜드 남부 클로인 교구의 주교인 존 매기 주교는 소속 사제 2명의 아동 성추행 문제를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에서도 아동성추행 스캔들로 문제가 되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농아들과 의사소통도 능하고 기금마련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어, 평교사에서 교장으로 승진했던 머피 신부다. 그가 세인트 존스 농아학교에서 근무했던 1950년에서 74년 사이에 약 200여명의 농아들이 그로부터 성추행을 당해왔다. 피해자 학생들은 지난 30여년간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면으로 머피 신부를 고발해왔다. 다른 사제들에게 얘기했고, 밀워키에 있는 대주교 3명과 경찰서 2곳 그리고 지역 검사장에게도 알렸다. 공술서를 작성하고, 머피 신부가 그들에게 가한 행위를 그림으로도 그리기도 하고, 밀워키 대성당 밖에서 전단지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1993년까지 가톨릭 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지 않았다.
머피 신부의 성추행 사실에 대해 알았던 알버트 그레고리 마이어 대주교(53년~58년)와 후임인 윌리엄 에드워드 커즌스 대주교(59년~77년) 등은 해당 신부를 요양조치했으며, 렘버트 위클랜드 대주교(77년~2002년)는 1993년에 사회복지사를 고용해 조사를 의뢰했다. 복지사는 조사를 통해 머피 신부가 그동안 200여명을 성추행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이에 위클리프 대주교는 1996년 7월, 농아 공동체가 "교회로부터의 치유를 필요하다"고 적은 편지 한 통을 당시 바티칸의 조세프 라칭거 추기경(당시 교황청 교리성성 장관, 현 교황 베네딕트 16세)에게 보냈으나 아무 응답도 듣지 못했다. 같은 해 12월에 머피신부에 대한 법적 고소가 들어오자 상황의 심각성을 느껴 1997년 3월에 두 번째 편지를 라칭거 추기경이 아닌 바티칸의 다른 곳으로 보냈다. 그러나 위클랜드 대주교는 이후 2002년에 자신의 남자 애인과 관계를 정리하려고 교회 돈을 사용한 혐의때문에 주교직을 사임했다. 한편 교황청에서는 머피 신부의 문제를 논의한 적은 있지만, 1998년 1월 머피 신부가 직접 라칭거 추기경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친서를 보내 바티칸은 이 사건을 없었던 일로 처리했으며, 4개월 뒤에 머피 신부는 72세의 나이로 성직자의 신분을 유지한 채 죽었다. 미국교회에선 사제들의 아동성추행 관련 소송으로 파산지경에 이르러 그러나 이런 가톨릭교회의 아동성추행 문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02년 미국 보스턴 대교구에서는 소속 사제가 10살 난 어린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9~10년을 구형받는 과정에서, 그가 이 어린이를 포함해 30년간 1백30명의 어린이를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폭로되었다. 이 당시 미국교회에서는 아동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던 사제들의 직무를 정지시켜 왔는데, 필라델피아 대교구는 소속 사제 35명이 지난 50년간 아동들을 성추행해온 증거를 확보하고 직무를 중단시켰다. 결국 미국 1백94개의 가톨릭 교구 중 17개 교구에서 적어도 55명의 신부가 직무를 중단하거나 사퇴압력을 받았다. 이 문제에 직면해서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사제독신제'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사제들이 감소하고 있는 원인 역시 사제독신제와 금욕주의 전통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가톨릭교회의 사제들 가운데 아동성추행 문제가 최근에 크게 불거져 나왔지만, 이에 못지 않게 심각한 것이 사제들의 '이중생활'이기 때문이다. 내연의 처나 연애상태에 있는 사제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대체로 각 교구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모른 척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교황청은 지난 해 성공회 사제들의 가톨릭교회 유입과 관련해서 '가톨릭교회에서 사제독신제는 변함없이 유지 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