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바다 한 모퉁이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 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내 배경들이 느닷없이 낯설어서 마른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 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노을처럼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