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백일홍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있는 곷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 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있는게 아니다
수없이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우릴 피워올려
목백일홍은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 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다고 거듭나는 것이다.
-도종환 님-
지난주말 다녀원 안동 병산서원 앞마당에 붉게 핀 목백일홍을 생각하며
현덕 프란치스코님의 '꽃'을 신청합니다.
도종환 시인이 노래한 목백일홍처럼 지금 있는 자리에서 온 몸 다해 나의 꽃을 거듭거듭
피워내는 것이 복음화의 삶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은 삶과 죽음까지 책임지는 일이라는 지금 흐르는 성가 '꽃씨를 거두며' 가사를
음미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