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손 ▒

by 두레&요안나 posted Mar 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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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는 할머니 품에 남겨졌습니다.
공사판을 떠돌며 생활비를 버느라 허덕이는 아버지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할머니는 산나물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온종일 산으로 들로 다니며 나물을 캔 뒤

 밤이 하얗게 새도록 나물을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어스름 새벽이 되면 할머니는 나물 함지를 머리에 이고

산길을 걸어가 장터에 내다 팔았습니다.
"애기 엄마, 나물 좀 들여가구려, 싸게 줄게."

하지만 장사는 잘 되는 날보다 안 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나는 할머니가 캐오는 산나물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숙제를 다하고 나면 으레 손톱 밑이 까맣게 물들도록
나물을 다듬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손톱 밑의 까만 물은 아무리 박박 문질러도 잘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앞이 깜깜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토요일까지 다들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 한다. 알았지?"
중학교 진학 문제를 의논해야 하니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모시고 갈 사람이라곤 할머니뿐인데...'
선생님의 그 말을 듣는 순간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허름한;옷, 구부정한 허리, 손톱 밑의 까만 물.......
나는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이 할머니 손톱 밑의 까만 물을 보는 게 싫었습니다.
시무룩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말을 꺼냈습니다.

"저, 할머니. 선생님이 내일 학교에 오시래요."
할 수 없이 말하긴 했지만 할머니가 정말 학교에 오시면 어쩌나 싶어


나는 저녁도 굶은 채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오후였습니다.

선생님의 부름을 받고 교무실로 갔습니다.
선생님은 할머니의 두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하, 할머니!"

"가영아, 할머니께 효도하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그 순간 와락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선생님이 눈시울을 붉히며 잡고 있는 할머니의 손은
새빨간 생채기로 가득했습니다.

할머니는 손녀딸이 초라한 할머니를
 부끄러워한다는 걸 알아 차렸습니다.

그래서 아침 내내 표백제에 손을 담그고
 철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닦으셨던 것입니다.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손등에서 피가 나도록 말입니다.


- 좋은글 중에서 -


--
글 하나 올립니다,
또 내일부터 한주일 시작이네요.
천사님 늘 방송 하시놓라
주일 밤이 정말 행복하것 같아요^^**
오늘도 존밤되세요^^**
203.갓등1_01.내발을씻기신예수
강희만 - 주님 아시네
오늘은 일찍 신청하고 저는 물러갈라고요 방송 못들어 갔서리 ㅎㅎㅎ

?Who's 두레&요안나

profile

찬미예수님 요안나입니다,
저는 광주 교구 송정2동 원동 본당에
다닌  신자인 요안나입니다,
여렸을때 신동에 다녔다가
현제는 원동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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