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일시적 해결책

by 무필실베리오 posted Sep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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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연중 26주간 화요일 - 일시적 해결책







    몇 년 전부터 몸이 약해졌는지 햇빛 알레르기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피부에 빨간 것들이 돋아날 때 종합연고를 바르니 바로 사그라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햇빛도 두려워하지 않고 얼굴에 뭐가 나면 그때그때 연고를 발랐습니다.

    또 저의 요즘 고민 중 하나는 마치 햇볕에 몇 시간 달구어진 것처럼 얼굴이 전체적으로 빨갛게 변해버린 것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다들 왜 이렇게 얼굴이 탔느냐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술을 좀 줄이라고 합니다.

    어제 한 자매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던 중 그 이유를 발견한 것 같습니다.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에 뭐가 날 때 연고를 자주 바른다고 했더니 그러지 말라는 것입니다. 연고가 일시적으로 피부에 난 것을 빨리 사라지게 하기는 하지만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피부 전체가 빨개지고 더 큰 일은 나중에 그 혈관들이 죽어서 검게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가만히 두면 피부 자체 내에서 스스로 돋아난 것들을 들어가게 만들기 때문에 약을 자주 쓰는 것은 안 좋다는 것입니다. 순간적인 해결을 위해 약을 자주 쓰면 몸에 내성도 생기게 되어 다음부터는 더 강한 약을 써야하고 또 거기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부작용도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도 이런 일시적 해결책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별히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분노를 터뜨리는 것이 그렇습니다.

    처음에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인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박해 받을 때는 잘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예루살렘에 명절을 지내러 가는 것을 보고 자기 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받아들이려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본 제자들은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마리아 인들에게 분노가 치밀어서 보복을 하고 싶어 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꾸짖습니다.

    이렇게 분노를 터뜨리는 것에는 예수님께 대한 사랑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저도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사제로서 살다보면 ‘우리에게 좋은 것만 주시는 그 분을 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며 답답하고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만약 오늘의 제자들처럼 화를 내고 분노를 터뜨린다면 나 자신도 사마리아인들처럼 예수님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 것입니다. 성경은 분노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예수님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하지만 예수님은 분노하지 말고 보복하지 말라고 가르치시고 당신 스스로도 당신을 못 박는 이들을 위해 기도 하셨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제자들 대부분이 도망쳐 그들도 그 분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지 못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이렇게 나 자신도 그분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화 낼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 분을 더 위로해 드리는 길은 우리라도 그 분을 더 많이 사랑하고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노하지 말고 예수님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어야합니다.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순간적인 치료책은 될 수 있지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거스름으로써 그분께 더 큰 아픔을 드립니다. 마치 얼굴에 무엇이 돋아난다고 무조건 연고를 바르는 것과 같습니다. 일시적이고 궁핍한 해결책입니다.

    화를 내면 혈압이 증가하고 혈압이 증가하면 혈관을 보호하기 위해 콜레스테롤도 따라 증가합니다. 그렇게 고지혈증이나 당뇨, 심장질환 등의 더 큰 병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 이성적으로 좋아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했고, 또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만약 제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또 저도 누군가의 마음을 받아들였다면 지금처럼 사제로 서 있지는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이나 제자들도 이스라엘에 의해 받아들여졌다면 온 땅에 그렇게 빨리 복음이 전파되지 못하고 그저 한 나라의 국교로 남았을 수도 있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예수님께서 희생 제사를 완성하실 수 있으셨고 제자들은 온 세상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더 큰 하느님의 뜻이 있습니다.

    이해받지 못해도 분노하거나 악의를 품지 말고 그저 자연적으로 해결되도록 가만히 놓아둡시다. 사람의 마음은 억지로 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닙니다. 오늘 예수님처럼 아무런 반감 없이 그저 가야 할 길을 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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