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가톨릭대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열린 제11회 PBC 창작생활성가제는 경연대회가 아니라 '축제'였다. 이날 본선 무대에 오른 전국 12개 팀은 저마다의 탈렌트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대회를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참가한 이번 성가제에서 참가자들은 "수상 여부를 떠나 이 무대에 오른 것으로도 감사하다"며 "우리 노래가 모든 사람들을 하느님께 초대하는 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응원객들은 본선 진출팀 모두에게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하느님 사랑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대상의 영광은 '알아갑니다'를 부른 2인조 그룹 플로스에게 돌아갔다. 플로스는 상금 200만 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알아갑니다'는 잔잔한 발라드로 힘든 순간마다 손을 내밀어주고 빛을 비춰주신 하느님 사랑을 담은 노래다. 보컬 박준석(프란치스코, 25)씨는 애절한 음색으로 곡의 감동을 한껏 살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우수상(상금 100만 원과 트로피)은 댄스곡 '서로 사랑하여라'를 부른 소리영(전국연합)이 차지했고, 우수상(상금 50만 원과 트로피)은 냉담을 풀고 주님께 돌아온 경험을 담은 노래 '내 마음속 씨앗'을 부른 황건택(바오로, 인천 도화동본당)씨에게 돌아갔다. 또 남성듀엣 더 시커(The Seeker, 전국연합)는 '이끌어'로 인기상(상금 50만 원과 트로피)을, 황소리(소피아, 부산 망미동본당)씨는 특별상인 코스모스악기 회장상(전자키보드와 트로피)을 수상했다. ○…본선 진출팀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은 남녀혼성팀 소리영(전국연합)은 3전 4기를 이뤄냈다. 3년간 PBC 창작생활성가제에 도전했지만 매번 2차 예선에서 쓴 잔을 마셨던 것. 소리영 홍일점인 김용규(이시도로)씨는 "올해 본선에 올라 상까지 받아 이루고 싶은 것을 다 이뤘다"고 기뻐했다. 풍부한 감수성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특별상을 받은 황소리씨는 2002년 제4회 PBC 창작생활성가제 대상을 탔던 성당 선배 심규선(루치아)씨를 보며 8년 간 키워온 꿈을 이뤘다. 황씨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실용음악 보컬과에 재학 중으로 가수 지망생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우수상을 수상한 황건택씨는 왼쪽 가슴에 '결식아동을 도와주세요'라는 배지를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루미'(서울 암사동본당)는 생활성가계에 '걸그룹' 탄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5살 중학생부터 21살 대학생까지 여학생 4명이 팀을 이룬 루미는 '헤이 지지(Hey, GG)'라는 발랄한 댄스곡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이들은 대중가요계의 걸그룹 못지 않은 댄스 실력을 선보이며 톡톡튀는 가사로 색다른 생활성가를 선보였다. 곡은 본당 정대원 보좌신부가 썼다. 최연소 참가자 김은성(엘리사벳, 15)양은 "재밌고 뜻깊은 시간이었다"면서 "성가도 신나고 재미있게 부를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나이를 '5학년 9반'으로 소개한 최고령 참가자 신진종(요한, 59, 의정부 양주2동본당)씨는 포크송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 '내 영혼의 쉼터'를 불러 환호를 받았다.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 신씨는 "중장년층도 생활성가를 즐겨 부르면 좋겠다"고 출전 동기를 밝혔다. ○…심사위원장 평화방송 라디오 박승배 국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단은 "매년 성가제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장르와 세대를 뛰어넘는 생활성가곡이 많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가제에 함께 한 평화방송 재단 이사장 염수정 주교와 청소년담당 교구장 대리 조규만 주교는 "참가자들 노래를 감상하는 동안 하느님 사랑을 한껏 느낄 수 있어 마음이 설랬다"며 "아름다운 노래가 아름다운 사람을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 성가제에는 본사 사장 오지영 신부, 한국가톨릭문화원 원장 박유진 신부, 한국 천주교 찬양사도단협의회 담당 김태진 신부와 회장 신상옥씨를 비롯한 임원진 등이 참석했다. ○…성가제 사회는 생활성가 가수 이형진(가브리엘)씨와 평화방송 김빛나(스텔라) 아나운서가 맡았다. 또 역대 PBC 창작생활성가제 출신 생활성가 가수들과 연극 '마음을 주었습니다' 출연 배우들이 생활성가 가수들의 애환과 보람을 뮤지컬로 꾸민 축하무대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박연옥(엘리사벳, 양주2동본당)씨는 "창작생활성가제를 처음 와 봤는데 분위기가 활기차서 신났다"면서 "특히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성가제는 23일 오후 3시 평화방송 TV에서 방송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임영선 기자 hellomrlim@ 사진=전대식 기자 jfac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