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식한 농사 이야기를....

by 오늘 posted Jul 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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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이글을 쓰기로했다
이렇게 무식한얘길 옹감히 쓸수있을만큼 이곳은 나에게 친정같은 곳이 됐다
고추나무가 열 몇개 있다
요즘 집에오는 자매님마다 한마디씩 "아이고 야 신기하네예~  잎파리는 몇개 없는데
고추는 많이도 열렸네예~"
어제 또 다른 자매 오자마자  "형님 꽁지빠진 닭 같은게 고추는 다닥다닥 달렸네요
아이고 이런 고추나무는 첨 봤네요 희안하네..."
난 그저 "그려 사연이 좀 있어 다음에 알려주께"
그렇게 대답하고 궁금해하는 마음그대로 히히거리며 가는 그들뒤로 입을 꾹 다물었다
(이렇게 챙피한 얘길 할수는없지  무식하다고 할꺼야... ) 하면서

얼마전 티비를 켯는데 막 끝나는 어느 프로그램에서 정보 좋은거 하나 알려준다며
진드기가 있는데는  물과 식초를 7대 3으로 타서 뿌려주라고...
마침 우리 고추잎이 자꾸 벌레 구멍이 나서,  됐다 싶어 당장 일어나 물을 받았다.
식초가 모자라 7대2쯤 밖에 안돼 아쉬웠지만
효과가 좋으면 내일이라도 더 사다가 뿌리자 생각하면서
부지런히 고추랑  깻잎, 구멍난 봉숭아 잎에 까지 뿌려주고
장한일을 했다고 흐뭇한 마음으로 들어와  콧노래 불렀는데 ... 
해질녁 그것들을 둘러보러 나갔다가   난  그냥  주저앉고 말았다
어쩌면 그렇게 파랗던 잎파리들이 하얗게 꼬이고 말라버렸는지 
그 잎들을 다 떼내면서  ...아이고 기가 막힌거....어찌말로 다 표현할수가.....
물 호스를 틀어 씻어내면서
~맞어 식초가 왠말이여~ 그놈에 티비가 문제지.........................
멀리 한국 농장까지 가서 사다  심은 내 정성이 아깝기만 했다

그랬는데,
비를 뿌려주시고 바람으로 살살 나쁜 거 다 흔들어 씻어내주셔서
볼품없는 나무에 고추가 다닥 다닥 열리고 
봉숭아는 잎파리 뜯어낸 아래로 연분홍  빨강 꽃들을
다랑다랑 달고있다
오늘도 열심히 물을 주며  
볼품없는 늬들이  뭔 죄냐 주인 잘못만난게 죄지
참 미안하다   내년에는 좀 더 잘해보마  이렇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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