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인 며느리의 한쿡 이야기] 캄보디아 이주여성 콩 랏타나씨한글 열심히 배워 “좋은 엄마 될래요”

by 두레&요안나 posted Jul 0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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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 콩 랏타나에요! 캄보디아에서 왔고요.
 


25살, 아직 어린 초보 엄마지만 사랑스러운 남편(정순봉·아오스딩·구리 토평동본당)과 이제 막 7개월을 넘긴 딸 보민이를 보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자신합니다.

제 남편은 친구가 한국 남편감을 만나기 위해 선을 보러 간 자리에 따라 나갔다가 만났어요. 그 만남이 이렇게 ‘결혼’까지 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남편도 저를 보는 순간, ‘한국에선 인연을 못 만났지만, 이 먼 곳 캄보디아에서 인연을 만나려고 그랬구나’라고 생각했대요.

정말이지, 남편은 너무 착한 사람이에요.

한번은 보민이가 뱃속에 있을 때, 자정이 넘은 시간인데 ‘피자’가 먹고 싶은 거예요. 남편은 그런 저를 위해 피자를 사다줬을 뿐 아니라 캄보디아 음식도 인터넷으로 주문해줬답니다.

그런 ‘착한 남편’을 위해서 저는 무엇을 하냐고요?

저도 남편을 위해 한국음식을 만들어요. 계란말이, 김치찌개는 기본이고요, 식혜랑 아귀찜 같은 어려운 음식도 잘 해요. 한국에 온지 갓 1년을 넘겼는데 이 정도 음식솜씨면, 저 칭찬받을 만하죠?

요즘엔 구리에 있는 의정부교구 이주센터 엑소더스(동부)에서 ‘한글공부’를 해요. 보민이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요. 한글은 왼쪽 귀로 들어와서 오른쪽 귀로 나가버려요. 그럴 때면 잊을까봐 손바닥에 단어들을 써요. 퇴근한 남편이 들어오면 ‘짠’하고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남편을 만나고 나서 바뀐 것이 한 가지 더 있어요. 주일마다 성당에 가는 거죠. 불교국가인 캄보디아에서도 성당을 가끔 나가긴 했어요. 캄보디아 할머니, 할아버지는 절 붙잡고 “성당, 가지마!”라고 하시기도 하지만 저는 “기도하면 좋아요”라고 말씀드려요. 특히 성당에선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도와줘서 참 좋아요.

참! 내년에는 보민이와 세례도 받을 예정이에요. 지금도 전 파란 묵주 팔찌를 차고 있어요.

한국에 와서 너무 행복하지만 또 작은 소망들이 생겨났어요. 먼저 우리 딸 보민이가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 캄보디아의 엄마가 한국을 구경하시는 것이에요.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도 한 마디 하고 싶네요.

“여보, 보민아. 자랑스러운 아내와 엄마가 될게요. 공부도 열심히 할게요. 자유롭게 말하고, 쓰고 싶은데 지금은 너무 답답하거든요. 우리 가족, 진심으로 사랑해요.”

정리 오혜민 기자 oh@catimes.kr
정리 오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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