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선종완 신부를 찾아서

by 두레&요안나 posted Jul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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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선종완 신부를 찾아서

'말씀'으로 살다 가신 영원한 사제여!
발행일 : 2009-07-12

- 선종완 신부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사제 선 라우렌시오 유물관’의 내부 전경.
- 선종완 신부가 한국 최초로 단독 번역 발행한 구약성경.
성경 한 줄을 읽기 위해 사전을 들춰가며 해석을 해야 한다면…? 미사 중 말씀의 전례 시간, 사제가 복음을 봉독하는 옆에서 일일이 통역해줘야만 이해할 수 있다면…?

문득 눈앞에 놓인 성경을 읽다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누가 처음 이 방대한 양의 성경을 우리말로 옮긴 걸까?’

이 궁금증에 답을 얻기 위해 강원도로 길을 나섰다. 특별한 주인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가슴을 뛰게 하는 설렘이 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들꽃이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것마저 마치 ‘어서 가서 만나보라’ 마중을 나온 것만 같다.

궁금증을 해결해줄 주인공은 61년의 생애 동안 외곬으로 성경 번역과 씨름했던 ‘말씀으로 산 사제’ 고(故) 선종완(라우렌시오, 1915~1976) 신부.

선 신부를 만나러 찾아가는 길, 기대만큼 괜히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성경을 읽으면서도 왜 몰랐을까? 너무 익숙해서였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교차할 즈음, 차는 이미 용소막성당에 이르렀다. 잰 걸음으로 성당 건물 옆 ‘사제 선 라우렌시오 유물관’으로 향한다. 빨간 벽돌의 유물관은 아담한 공소성당 같다. 기대와 설렘으로 문을 빼꼼히 열어본다.

유물관 담당 수녀의 안내에 따라 선 신부가 한국 최초로 완역했다는 구약성경 앞에 섰다. 세월을 말해주는 겉표지에 ‘출애급기?레위기’, ‘성영’(聖詠, 현재 ‘시편’) 등 낯선 제목이 신기하다.

옆에 놓인 교정본에는 성경이 나오기까지 몇 번씩 고쳐 쓴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선 신부는 하느님 말씀을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려 애썼다. 대중적인 언어를 찾기 위해 하루 사이에 몇 편씩 영화를 보기도 했다. 수단을 입은 채로 극장에 들락날락 하니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단다.

수녀복을 입고 있는 인형에 눈길이 갔다. 선 신부는 1960년 ‘성경대로 생각하고 성경대로 사는 삶’을 영성을 바탕으로 ‘성모영보수녀회’를 창설했다. 신학교 시절부터 ‘여성을 쳐다보지 말라’는 규율을 평생 지키고 살아온 선 신부가 수녀회를 창설한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선 신부가 수녀회를 통해 남긴 유언에는 수녀회를 통해 성경 말씀이 성경적 지식만으로 남지 않고 삶 가운데에서 실현되길 바라는 선 신부의 뜻이 담겨 있다.

“자매 여러분! 항상 마음을 합심하여 어려움을 잘 참고 모든 고통 중에 인내하며 하느님 사랑 안에 서로 모였으니까 끝까지 겸손하며 가난해야 되고 하느님 사랑으로 남에게 봉사하며 서로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겸손되이 살아야 됩니다.”

이 외에도 유물관에는 각국 원어 성경, 선 신부의 제의, 심지어는 성경에 인용된 겨자씨나 쥐엄나무 열매 등이 전시되고 있다. 선 신부가 성지순례를 갈 때마다 모아둔 것으로 물건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았던 선 신부의 성품이 느껴졌다.

유물관을 나와 성당 앞, 느티나무 그늘에 앉았다. 자꾸만 “이제서야 하느님께서 우리말을 제대로 하시게 되었군요.” 선 신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 인근 둘러볼만한 곳

1. 용소막성당

원주교구 소속 본당.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2리 719-2 소재.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106호로 풍수원성당과 원주성당에 이어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성당. 마치 서울 명동성당의 축소판 같이 고딕양식의 벽돌 건물로 지어졌다. 1904년 5월 원주본당 관할 공소에서 본당으로 분리?승격됐으며 주보는 루르드의 성모다. ‘사제 선 라우렌시오 유물관’이 용소막성당 내에 있다.

#. 용소막성당 찾아가는 길

1) 승용차

중앙고속도로 - 신림나들목 - 신림/원주방향으로 좌회전 - 신림삼거리 - 제천방향으로 좌회전 - 신림역 - 구학리방향으로 우회전 - 용소막교 - 용소막성당

2) 대중교통 (버스 - ① 동서울터미널 - 원주행 고속버스 - 신림행 시내버스 ② 대전/대구/부산등지 - 원주행고속버스 - 신림행시내버스, 기차 - 중앙선열차 - 신림역)

2. 치악산 국립공원

높이 1,288m,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과 영월군 수주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용소막성당에서 약 40km 떨어져 있고 소요시간은 50분 정도.

차령산맥의 줄기로 주봉우리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매화산과 삼봉, 남쪽으로 향로봉, 남대봉 등 여러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능선이 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동쪽은 경사가 완만하고 서쪽은 매우 급하다.

1973년에 강원도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198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아름다운 계곡과 신선대, 구룡폭포 등 볼거리가 많다. 이밖에 구룡사, 상원사 같은 오래된 절도 많다.

문화재로는 구룡사대웅전과 영원산성?해미산성 터, 금두산성, 원성 성남리의 성황림 등이 있으며 등산로가 여러 곳에 열려 있어 매년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3. 배론성지

충북 제천군 봉양면 구학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용소막에서 13km, 소요시간은 20분 정도.

최양업 신부의 무덤이 있으며, 1801년 황사영이 백서를 작성한 곳이었고 1855년 성 요셉 신학교가 설립된 곳이기도 하다.

최양업 신부가 사목 방문 도중 가끔 이곳에 들러 휴식을 취하였으며 푸르티에 신부나 신학생들과 어울려 생활했다는 기록도 있다.

4. 학산묘재성지

충북 제천군 봉양읍 학산리. 용소막에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서소문 밖에서 참수형을 당해 순교한 남종삼(1817~1866) 성인의 생가. 생가 앞뜰에는 흉상과 기념비가 있고 뒤쪽 야산에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


- 용소막 성당, 치악산 국립공원
- 배론성지, 학산묘재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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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요안나입니다,
저는 광주 교구 송정2동 원동 본당에
다닌  신자인 요안나입니다,
여렸을때 신동에 다녔다가
현제는 원동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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