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인 며느리의 한쿡 이야기] 베트남 이주여성 트엉씨

by 두레&요안나 posted Jul 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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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9-07-19

- 트엉씨가 ‘꿈이평화’ 다문화가정 직원들과 함께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 하놈바에서 온 새내기 신부 트엉(바울라·27)이라고 해요.

2008년 1월 29일, 한국에 오면서 저에겐 세 가지 보물이 생겼어요.

저의 첫 번째 보물은 바로 남편이랍니다. 남편은 저와 나이차가 많이 나지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저에게는 최고의 남편이에요. 무엇보다도 남편에게 감사한 것은 저에게 신앙을 알려줬다는 것입니다.

베트남에서 저는 불교신자였어요. 그러나 가톨릭신자인 남편 덕분에 성당엘 나가게 됐지요. 한국에 온지 두 달 만에 천안 오룡동본당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받게 됐는데, 한국어가 서툴러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남편은 풀이 죽어있는 저를 붙잡고 ‘교리 과외’를 시켜줬답니다. 덕분에 한국어도 빨리 배울 수 있게 됐고, 한국에 온지 9개월 만에 천안 모이세에서 기초 한국어 강사로 봉사도 할 수 있었답니다.

저의 두 번째 보물은 바로 ‘꿈이평화’입니다. ‘꿈이평화’가 뭐냐고요? 바로 저의 ‘첫 직장’이에요. ‘꿈이평화’는 ‘꿈·이·평화(꿈꾸는 모이세, 이주민과 함께 하는 지역사회, 평화로운 지구촌) 사업단’의 약자예요. 얼마 전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 공모에 선정돼 5월 초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주여성을 위한 센터랍니다. 천안 모이세에서 한국어강사로 봉사한 것이 인연이 돼 이곳에서 일하게 됐어요. 한국에 와서도 제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너무 감사해요.

제가 이곳에서 하는 일은 통·번역, 상담 업무예요. 이주여성들이 처음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저도 다 체험해보았기에 그들을 더욱 잘 도울 수 있지요. 제가 상담해 준 부부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너무 뿌듯해요.

또 베트남에서 나고 자라 베트남밖에 모르던 저는 필리핀, 중국, 네팔, 한국 등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답니다.

저의 마지막 보물은 시어머니예요. 모든 것에 서툰 저를 딸처럼 대해주세요. 동그랑땡을 부치거나 송편을 빚는 것도 모두 시어머니께서 알려주셔서, 이젠 명절 때도 제법 맏며느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요즘 직장에 다니게 되면서, 점심상을 못 차려드려 너무 죄송해요.

“어머니! 제가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늘 제 입장에서 먼저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예쁜 며느리, 예쁜 딸이 될게요!”
정리 임양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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