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기획] '치킨의 달인' 임꺽정치킨 1호점 조창규 점장‘눈물·슬픔’ 담아 반죽한 ‘기쁨·희망’ 치킨 드세요

by 두레&요안나 posted Jul 24,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 ‘치킨의 달인’ 임꺽정 치킨 1호점 조창규 점장은 그동안의 모든 실패와 절망을 딛고 기쁨과 희망, 열정의 삶을 살 것을 다짐한다.
장마가 물러간 여름의 대지 위로 태양의 열기가 질주하고 있소. 달려드는 폭염을 피해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피서객도 줄을 잇고 있소.

그러나 ‘이열치열(以熱治熱)’ 무차별로 공격하는 더위에 맞서, 온 몸을 땀으로 무장한 달인 셋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치킨의 달인 조창규씨, 공사의 달인 이종경씨, 박스의 달인 박미경씨.

자, 이제 출발이오. 체험! 땀의 현장 속으로!!

‘섭씨 170도!’

펄펄 끓는 기름에 풍덩~담긴 닭다리가 춤을 춘다. 두 날개도 파닥인다. 보드라우면서도 쫄깃쫄깃해, 닭을 먹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최고로 친다는 허벅지살도 앞으로 뒤로 열심히 굴린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을 내기 위해, 온몸에 기름을 뒤집어쓰고 자신의 몸을 분신하고 있는 치킨의 몸짓을 바라보고 있는 매서운 눈길이 있었으니, 그 눈빛의 주인공은 바로 치킨의 달인 꺽정 조창규(스테파노)씨. 보통사람이라면 얼굴이 화끈거려 자리를 한 번 피할 법도 하련만은, 조창규 달인은 단 한순간도 한눈을 팔지 않는다. 빡빡 깎은 머리 위로 송송 솟은 땀이 이마에서 얼굴로, 목으로 주룩주룩 흘러내려도 달인은 꿈쩍 않는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치킨이 너무 익어버릴 수 있습니다. 너무 익어도, 조금만 덜 익어도 제 맛을 내지 못하는 것이 치킨이지요. 단 1초도 딴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조씨가 오늘 튀겨야 하는 닭은 동네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시식용 100마리. 보름 전 문을 연 임꺽정치킨 1호점 점장 조창규씨는 선 자리에서 닭 100마리를 튀겨낸다. 뜨겁지 않으냐는 물음에 대한 조씨의 답이 가관이다.

“허허, 시원~합니다.”

펄펄 끓는 기름 앞에서 몇 시간째 닭을 튀기면서도 ‘시원하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조씨. 그는 사실 지난 세월을 펄펄 끓는 지옥불 속에서 살았다.

“지지리도 운이 없는 놈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았어요. 급기야 횟집 운영을 하다 자금난으로 큰 빚을 지게 됐지요. 카드 돌려막기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6년을 빚쟁이들에게 도망 다니며 살다 어느 날 불심검문에 걸려버렸죠. 2200만원이란 돈 때문에 실형을 선고받고, 5개월 복역했습니다. 빈털터리였던 제게 남은 것은 전과범이란 꼬리표뿐이었지요.”

조씨는 그러나 감옥에서 하느님을 만났다.

“구치소에 들어갈 때에는 세상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가득했었습니다. 당시 냉담 중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성경을 필사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돌아온 탕자의 비유가 가장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성경 필사를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모든 시련은 하느님께서 나를 단련시키기 위해 주신 것이고, 그것을 극복해냈을 때, 상상조차 할 수없는 기쁨과 희망이 찾아온다는 것을요.”

조씨는 5개월 간 기도하며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에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출소 후, 재기는 쉽지 않았다.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렸지만, 무일푼의 전과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그런 조씨를 도운 건 서울 사회교정사목위원회 ‘기쁨과희망은행’이었다. 재소자 출소자 및 범죄피해자가족의 재활을 위해 무담보 대출을 해주는 기쁨과희망은행은, 모든 일에 성실히 임하는 조씨를 믿고 2000만원을 빌려줬다. 조씨는 그 돈으로 수도권 외곽의 한 도시에 ‘임꺽정치킨’을 열었다. 13평 남짓한 공간에 작은 홀을 꾸미고 예쁜 화분도 갖다 놓았다. 신혼집을 꾸미듯 정성을 들였다.

“임꺽정치킨, 이곳이 바로 제 삶의 현장입니다. 치킨 염질을 하고, 꼼꼼히 튀김옷을 입히고, 심혈을 기울여 닭을 튀겨 냅니다. 정성스럽게 포장해 배달을 하거나, 직접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 앞에 치킨을 내놓을 때에는 마치 맞선을 보듯 떨립니다. 제 나이 이제 쉰하나, 인생을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라 할 수도 있지만 제 마음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당당하게 살겠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실패와 절망을 딛고 일어서 다시 불기름 앞에 선 조씨의 눈동자는 삶에 대한 기쁨과 희망, 그리고 열정으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한 번 맛보실래요? 제 삶의 온갖 눈물과 슬픔, 기쁨과 희망이 담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치킨입니다.”

돌아온 탕자, 조씨가 맛있게 익은 허벅지살을 내밀며 환하게 웃었다.
임양미 기자
( sophia@catimes.kr )

?Who's 두레&요안나

profile

찬미예수님 요안나입니다,
저는 광주 교구 송정2동 원동 본당에
다닌  신자인 요안나입니다,
여렸을때 신동에 다녔다가
현제는 원동에 다니고 있습니다,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