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안나 할매를 그리며.

by 서산댁 posted Sep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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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할매는  주일미사에 가려고 목욕을 하다가  그대로 앉은채 돌아가셨다.
전화를 30번도 넘게 했는데 안받으시고, 나는 다른사람들과 일찍 미사를 가신줄로 알고 있었더니.
오후 2시가 다되어서도 전화를 안받으시기에 이상한 생각이들어서 경찰에 신고해서 들어가보니
탕안에 앉은채 가셨다.
병원으로 모시고 갔지만 의식없이 그냥 그렇게 잘있으라는 말도 안하고 가버리셨다.
손을 잡고 흔들어도 보고 발에다 간지럼을 태워도 반응이 없이, 눈썹도 잡아당기고  머리도 긁고 그래도
아무런 대답도 안하고  나는 아직 할매하고 할게 너무 많은데, 오늘 할매 집에 가서 대강 청소 좀했더니
내가준 비누도 성냥도 옷도 이불도 아끼느라 쓰지않고 죄다 커버를 씨워서 모셔두었다.
이렇게 가실걸 아끼기는 뭘 그렇게 아끼나. 이딴거 아껴서 뭘하려고 이렇게 두었나 싶으니 가슴이 아려온다.
할매!
이젠 주님께서 더이상 외롭게 혼자두지 않을테지요.
육신의 고통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을거고요.
무시 당하지도 그래서 할매의 자존심에 상처 받는일도 더 이상 없겠지요?
그럼 이제 그곳에서 잘지내고 있으면 저도 곧 갑니다.
우리 그때 만나서 이세상에서 그랬던것 처럼 그곳에서도 재미있게 지냅시다.
다시 만날때까지 할매... 안녕. 마끄리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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