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즈갈님 주말 저녁방송 감사합니다. 10월의 어느 안 멋진 밤을 멋진 밤으로 만드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아침부터 가을 타시는 즈갈님. 가을 분위기에 저도 취합니다. =================================
여인아 !
그대 5월의 향기처럼 풋풋한 푸르름으로 오실 때는 한 낮의 볕도 따갑더니 붉은 미소가 되어 날리는 이 가을엔 바람만 차구나
어둠이 짙어 갈대끝에 흐르는 강변에서 귀뚜라미는 저렇게 晩歌( 만가)를 부르며 이별의 아픔을 달래나보다 나는 옛날 이런 가을에 우리가 아주 작은 미소로 만났음을.. 한 낮의 짧은 그림자 만큼 밀착했던 충만감을 그리워하리
여인아 ! 너는 꽃잎을 입에 물고 하늘을 그리며 꿈을 꾸는 시인이었고 우리는 연착하는 기차를 기다리듯 긴 시간속에서 마주보며 이별을 아쉬워했지만 이제 편지 한 장 쓰지 못하는 마음은 문둥이처럼 썩어만 가는구나
나는 어둠속에서 자꾸 얼굴이 붉어만 간다
한 쪽 날개를 잃어버린 철새처럼 고독한 존재도 없으련만 그립다는 말을 삼키는 이유는 무얼까?
이 가을에 붉어지는 수채화의 밀도는 왜 뜨겁지 않을까?
내 젊은 날의 狂 氣(광기) 어렸던 눈빛 만큼이나 아침 이슬 젖은 냉랭한 아스팔트위에 떨어져 가고 성에 낀 창문 저만치 중량감에 기우는 키 작은 코스모스같은 여인과 마주치면 나는 앙상한 가로수에 기대고 싶은 현기증을 느낀다
먼 길 돌아오듯 힘겨워 아득해져버린 성당의 종소리는 침묵을 가르는 파열음 행복을 기도하는 삼백예순 닷새의 외침 뚝..뚝 ..떨어져 눕는 별들의 짧은 여운 같은 메아리
이 가을에.. 한송이 들국화라도 피어날 때면 어두움의 기억처럼 희미한 이별의 추억은 삶의 구석진 벽에 걸려버린 퇴색한 초상화 아직 땀 젖은 이 육신마저 묻지 못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부끄럽다
여인아 ! 은빛 파도처럼 부서저 내리던 욕망의 뒤에 서서 기웃거리던 창호지 같은 내 양심의 허구가 날아가 버린 이 가을의 한 쪽 끝에서 만난 푸른 하늘은 수줍은 미소만큼 조금 씩 조금 씩 열리어 가고 그대 희미한 목소리는 그리움으로 덮어두자
갈색의 새벽이 창문가로 스며들면 귀뚜라미의 울음은 이미 갈대밭 어둠속에서 끝나버렸고 시들어 버린 갈대잎 마저도 가슴에 상처를 남기는 계절 붉은 피보다 더 짙게 흐르는 그리움
가슴 아파하며 먼 길 외롭게 달려온 숨찬 호흡 그대 그립다 하고 다가오는 발걸음 헤아리다 잠든 밤
낙엽보다 더 붉은 부끄러운 얼굴로 못 견디다 흩어져버린 석류알같은 그리움 조각들 안개 젖은 빨간 우체통에 넣고 이 가을의 끝 날에 마주치던 찬 이슬같은 여인을 그려본다. ================== 신청곡 젠 안젤리--이 밤을 지나 김동규,조수미--10월 의 어느 멋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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