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님 방송 감사드립니다

by 촌사람 posted Oct 29,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찬미 예수님!

비아님 10월도 벌써 다 끝나갑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하루하루 보내고 정신 차리고 보니

벌써 한 해도 다 지나가고 있네요..

많이 아쉬운  시간들입니다.

그분의 아파트는 4층입니다.

베란다가 동쪽으로 있어서 해가 뜨면 제일 먼저 해를 맞이하는

크지 않은 창이 있었구요.

거실에서 보면 한눈에 단풍이 곱게 물든 산이 눈에 들어오고

그 밑에는 아직도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초가집도 있습니다.

지금도 저녁엔 굴뚝에서 저녁을 짓는 연기가 솟아오르는 풍경을 볼 수 있고

그 밑에 맑고 찬 청계 물을 소담스럽게 담고 있는 저수지 뚝방 길이 보입니다.

간이침대가 가로로 놓여있기는 하지만 힘겨운 고개를 돌리면

그 모든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곳에

그분은 마지막 남은 숨을 내쉬고 누워계셨습니다.

조금은 검붉은 색으로 변한 아직 다 지우지 못한 화장 분이 남아 있어서

얼굴은 병색이지만 다소곳한 모습은

평소 미사 때 마다 고운 얼굴로  기도하시던 모습 그대로 인 듯합니다.

안방이 아닌 거실에 누워서  그것도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그냥 떠나가시기에 아쉬움이 많으셨나 봅니다.

평소 자신이 늘 산책하시던 길이요 함께 걷던 이웃과의 다정한 모습이

아직 뜨거운 가슴에 남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분이 일과로 산책 하시던 오솔길엔 작은 들국화들이 피었고

석양에 지는 노을은 감나무에 달린 감보다, 더 붉게 떨어지는 풍경이 있는 길을

이제 마음속에 담아 놓고 떠나야 하는 시간이 돌아 온 것처럼 보입니다.

새벽미사 때면 촛불도 밝히기 전에, 제일 먼저 도착해서

십자가 앞 어둠속에서 조용히 기도하시던 분이셨고

이때쯤이면 본당 은행나무 밑에서 노랗게 떨어지는 은행잎을

말없이 바라보시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아마도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삶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시고 있었나 봅니다.

사람들에게

삶을 마치고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에겐, 가지고 갈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네요

남기고 가는 것은 아름다운 추억들이요, 자신의 발자취뿐인 듯싶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어가던 일들, 그  맞닿은 시선에 그려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던 행복함,

소중하지 않았던 추억의 시간이 하나 둘 뿐이겠습니까.

지나고 보면 삶이란 추억을 만드는 것이고, 기쁨을 찾는 여행이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고, 고통스럽던 불행도 슬퍼했던 눈물도,

기쁨을 잃어서가 아니라

행복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던 서투른 마음으로

무엇이 행복인지 느끼기도 전에

먼저 손 흔들고 가 버렸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보면 언제나 기쁨과 행복은 가까이 있었던 것을...

나를 사랑하는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곁에 있었다는 것이 행복이었음을,

그들이 있고

함께 하고 있는 시간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힘없이 눈으로

다가오는 그 길에 뿌려진 희미한 발걸음을 바라보며

알듯 모르는 미소를 남기고 그렇게 숨을 몰아쉬고 떠나 가셨습니다.

오늘 아침 장례미사를 끝냈습니다.

마지막얼굴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주님 곁으로 더나가신

이 베로니카 자매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

신청곡

이정순--아름다운 사람이여

강상구-당신은 소중한 사람

그럼 수고많이 하세요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