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세인트 최경환 제작현장

by 두레&요안나 posted Nov 0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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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세인트 최경환’ 제작현장을 찾아서

“성인의 삶·정신 공감하는 기회되길”
경기도 안양시 시민단체, 지역 문화유산 상품화 위해 공연 요청
1800년대 미사 재현해 천주교 역사와 문화 느끼도록 만들어
혹독한 고문·회유에도 신앙 지킨 최경환 성인 묘사에 초점 맞춰
발행일 : 2009-11-08 [제2671호, 14면]

- 오페라 ‘세인트 최경환’에서 포도대장 역의 바리톤 이준석(안토니오), 이성례 마리아 역의 소프라노 이현정, 최경환 성인 역의 바리톤 조청연, 덕배 처 역의 소프라노 김민조(카타리나)씨 (오른쪽에서부터).
“정해졌소. 정해졌소. 처형 날짜가 말이오. 내일 새벽에, 새벽에, 새벽에~”

10월 28일, 12월 2일 초연을 앞둔 오페라 ‘세인트 최경환’ 주요 캐스트들의 호흡 맞추기가 한창이다. 연습 시작 시간인 오후 7시가 되기도 전부터 최경환 성인을 맡은 바리톤 조청연을 비롯 소프라노 이현정, 김민조(카타리나), 바리톤 이준석(안토니오) 등이 경기도 안양시 평촌아트홀 지하 2층 연습실에 모였다.

연습은 포도대장 역을 맡은 이준석씨의 부분으로 시작됐다. 조금 전의 어수선함이 노래의 시작과 함께 진지함으로 바뀌었다. 지휘자 박영린(십자가의 성요한)씨가 이씨에게 “더 압박적인 느낌을 살려 달라”고 하자, 이 씨가 다시 한번 노래를 한다.

이들은 지난 9월 17일 첫 연습에 들어간 이후 매주 수, 목, 금요일마다 박영린 지휘자를 주축으로 연습해 왔다. 주인공들은 한 달간의 연습을 통해 이제 어느 정도 자신이 맡은 역에 대한 이해가 된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연습 중간 중간 박씨가 극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 곡은 이성례가 배교했다가 다시 투옥된 장면입니다. 자녀들이 동냥해 온 것을 보고 눈물짓는 내용이죠.”

“앵베르 주교가 수리산 교우촌에 찾아와 처음으로 미사를 봉헌할 때 부르는 곡입니다. 간절하게 기다렸던 사제의 방문과 미사 봉헌인 만큼 감격스러운 느낌이 담겨야겠죠?”

지휘자가 특별히 설명을 붙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종교적인 내용인 만큼 출연자들의 이해도가 중요했다. 출연자들이 당시 박해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습 때마다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공부하다보니 박씨도 이제는 최경환 성인과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줄줄 설명할 수 있는 정도까지 됐다.

덕배처 역의 김민조(카타리나)씨는 “배교하는 덕배의 아내로서 남편의 행동에 반목하는 역이 쉽지가 않다”면서도 “제가 믿고 있는 종교를 주제로 공연을 한다는 것이 친숙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번 오페라는 성인을 주제로 한 특별한 공연이다. 게다가 경기도 안양시 시민단체들의 요청에 의한 공연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안양지역의 문화유산을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보급하자는 이들이 선택한 것은 안양팔경 중 오경인 수리산 성지의 최경환 성인이었다.

최경환 성인의 아들 최양업 신부가 형제들과 함께 수리산에 있는 아버지의 묘지 앞에서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작품은 조선왕실의 잔치장면과 어렵지만 꿋꿋이 신앙을 지켜가는 신앙인들의 모습 등 종교를 초월해 안양지역의 전통적인 문화를 구현했다.

또한 혹독한 고문과 회유에도 순교로써 신앙을 지킨 최경환 성인과 굶주림 끝에 젖을 못 먹여 막내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이성례 마리아의 애달픈 상황이 잘 표현돼 있다.

대본은 전문방송작가인 이경진씨가 맡고,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작곡과 리카르도 지오바니니(Riccardo Giovannini) 교수가 곡을 써 종교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수준 높은 극을 만들었다. 독실한 신자인 지오바니니 교수는 그레고리안에 정통한 작곡가로서 1800년대의 미사를 재현해 천주교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한국 전통음계와 리듬을 사용해 한국적인 색채도 풍겨 동서양의 음악이 융합된 독특한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하지만 대작이니만큼 어려움도 많다. 다행히 종교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수원교구 안양중앙본당 서북원 주임신부를 비롯해 지역의 사제와 신자들이 도움을 줬다. 종교를 주제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적 특색을 담아내야 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재정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다. 오페라 ‘세인트 최경환’ 후원회 발기인 모임을 발족했지만 여전히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번 공연을 제작하면서 지난해 8월에 세례를 받은 박영린씨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수리산 성지를 가서 최경환 성인에게 누가 되지 않는 작품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이와 더불어 무사히 공연이 끝나서 성인의 뜻을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후원 및 공연문의 031-381-7194 (사)코리아콘서트 오케스트라



▤ 최경환 성인은?

이웃과 나눔·극기 실천에 솔선

오페라 ‘세인트 최경환’의 주인공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은 한국교회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의 아버지다.

그는 1805년 충청도 홍주 다래골(현 대전교구 다락골성지)에서 최인주와 경주 이씨 사이의 삼남으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왔다. 이성례(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한 후 서울로 이주했으나 박해의 위험이 있어 강원도와 경기도 부평 등으로 옮겨 다녔다.

1838년 경기도 과천 수리산 뒤뜸이에 정착해 교우촌을 일구기 위해 노력했다. 모방 신부에 의해 수리산 교우촌 회장을 맡은 그는 ‘칠극(七克)’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신심을 키워나갔다.

최양업 신부의 서한에 기록된 최경환 성인은 교리에 해박하고 묵상과 독서를 통해 신심 함양에 힘썼으며, 이웃과의 나눔 운동과 극기의 실천에 뛰어난 인물이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와 성인들을 따라 살고자 노력했으며 교우촌 회장으로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성인은 기해박해(1839년)때 수리산 신자들과 함께 상경한 뒤 순교자의 시신을 찾아 안장하고 다시 수리산으로 내려와 순교의 때를 기다렸다. 교우촌 신자 40여 명과 함께 체포된 그는 서울로 압송되는 도중에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앞장을 서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생각합시다”라며 일행들을 격려했다.

포도청 옥에 투옥된 성인은 교우촌 회장인데다가 아들이 신학생으로 외국에 공부하러 갔다는 이유로 더 많은 형벌을 받았다. 40일 이상 참혹한 고문을 당하면서 110대나 되는 곤장을 맞은 성인은 그 상처로 인해 옥사했다.

성인의 시신은 서울 노구산(현 서울 마포구)에 안장됐다가 여러 해 뒤 수리산 뒤뜸이 앞산으로 옮겨졌다. 이어 1925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으며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됐다.

올해는 성인이 순교한지 170주년이 되는 해이자 성인으로 시성된 지 25주년이며, 또한 성인의 아들 최양업 신부 서품 16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 지휘자 박영린(십자가의 성요한)씨는 종교적 내용의 오페라인 만큼 출연자들에게 각 상황에 대해 특별히 설명하며 출연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힘썼다.
- 오페라 ‘세인트 최경환’주요 캐스트들이 12월 2일 초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
이지연 기자
( mary@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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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요안나입니다,
저는 광주 교구 송정2동 원동 본당에
다닌  신자인 요안나입니다,
여렸을때 신동에 다녔다가
현제는 원동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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