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신묘년, 토끼 이야기

by 두레&요안나 posted Jan 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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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후 5일밖에 안되 눈도 못뜬 토순이.
 

경남 창녕 부곡면 산토끼목장을 찾아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산토끼)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옹달샘)
 
 토끼를 노래로 표현하자면 동요가 떠오르고, 토끼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할라치면 '토끼전'같은 전래동화가 떠오른다. 토끼는 그만큼 한국인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부터 토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토끼 노래를 부르며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신묘년(辛卯年) 토끼띠 해를 앞둔 12월 22일, 경남 창녕군 부곡면 온정리 29번지 산토끼목장에 찾아갔다. 토끼가 평화신문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올리고 싶단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넙죽)



 
▲ 자식 같은 토끼를 바라보는 서영철ㆍ김용금씨 부부 얼굴에 행복이 깃들어 있다.
 

토순이의 새해 인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토순이'랍니다. 태어난 지 닷새밖에 안 돼 아직 눈도 못 떴어요.
 
 크기랑 모양새가 갓 태어난 강아지 같지만, 전 누가 뭐래도 토끼라고요. 태어나자마자 새해 주인공이라고 불리니 기분이 좋네요.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만 같고요. 이럴 때 깡충 한 번 뛰어줘야겠어요. 어려도 뜀뛰기를 아주 잘하거든요.
 
 저희 집인 산토끼목장은 부곡온천에서 차로 7분 정도 거리에 있어요.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죠. 3000마리나 되는 저희 토끼 가족들은 토끼대장 서영철(하상바오로, 54)ㆍ토끼맘 김용금(라파엘라, 49)씨 부부의 정성스런 보살핌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우리 주인 부부도 평화신문 애독자래요.
 
 산토끼목장에는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넓은 방목장이 있어서 우리 가족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어요. 50~60명쯤 들어가는 조그만 교육장도 있어서 청소년들에게 인기 '짱'이에요. 일 년에 7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우리를 보러 온다니까요. 산토끼 동요를 영어로도 부르고, 토끼 이야기를 듣고, 코를 씰룩거리면서 단감과 씀바귀를 좋아하는 우리 습성을 배우지요.
 
 처음엔 우리를 만지지도 못하고 무서워하던 아이들도 30분 정도 있다 보면 집에 가는 걸 잊을 정도로 빠져들죠. 아이들만 그런 게 아니라 아빠 엄마도 마찬가지예요. 토끼랑 놀면서 동물도 소중한 생명임을 깨닫게 되죠. 요즘 고양이 친구들을 괴롭히는 못된 인간들 사건이 뉴스에 보도됐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아!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우리의 비밀 하나 알려 줄게요. 우리에게 물을 주지 않는 분이 많은데, 그러면 안 돼요. 우리는 물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물을 먹으면 죽는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에요.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 된 어린 토끼도 물에 넣으면 수영 선수처럼 헤엄을 잘 쳐요.
 

 
▲ 산토끼목장 서영철 대표가 출하를 위해 애완용 토끼들을 상자에 담고 있다.
 

토끼는 영물, 선교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끼를 신수(神獸)라고 불렀대요. 온순하고 꾀가 많아 신성한 동물의 상징이 됐지요. 옛날 사람들은 달 속에 어두운 부분을 보면서 '토끼같다'거나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생각했대요. 번식력이 강해 다산의 상징이기도 하구요. 토끼를 영물(靈物)로 봤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토끼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동물이에요. 사람들이 우리처럼 한 번에 너덧 명씩 아기를 낳는다면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그냥 해결될 텐데요. 히히~
 
 아이들이 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듯한 맑은 소리로 즐겨 부르는 동요 '산토끼'는 일제 강점기인 1928년, 이곳 경남 창녕군 이방면에 있는 이방초등학교 교사 이일래(1903~1979) 선생님이 뒷동산(고장산)에서 평화롭게 뛰노는 산토끼를 보고 지었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산토끼처럼 자유롭게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했던 소망을 담은 노래랍니다.
 
 산토끼목장에서 승용차로 조금만 가다 보면 마산교구 남지선교본당(주임 허용화 신부) 소속 부곡성당이 나와요. 마당에 큼직한 토끼장을 설치하고 우리 친척 10마리를 데려다 놨는데, 인근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토끼를 보려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성당으로 몰려들었대요.
 
 그 다음에 성당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세요? 초등학교 4~5학년생 3명이 우리 토끼들과 놀다 정이 들어 12월 5일 세례를 받았답니다! 토순이가 오래 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기쁜 소식을 듣게 될 줄이야. 하느님 감사합니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서 성당에 토끼는 없어요. 전부 제가 사는 산토끼목장으로 이사왔거든요. 날이 풀리면 다시 토끼를 데려간다고 하네요.
 
 우리 친척이 살던 성당 마당 토끼장에는 요즘 아기 예수님이 살아요. 그리고 바깥에 꼬마전구가 달린 근사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구요. 신부님과 신자들이 토끼집을 베들레헴 마구간으로 멋지게 꾸며놨거든요. 아무튼 부곡성당은 토끼 덕분에 꼬마 신자들이 늘었으니 어느 때보다 기쁜 성탄과 새해를 맞았을 거예요.
 
 토끼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풀렸나요? 다시 한 번 신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토끼처럼 선교도 잘하는 뜻깊은 한 해 되세요!

경남 창녕=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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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요안나입니다,
저는 광주 교구 송정2동 원동 본당에
다닌  신자인 요안나입니다,
여렸을때 신동에 다녔다가
현제는 원동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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