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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주일 특집] 평신도 사도직을 살아가는 신앙인들 - 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

‘세상 속’에서 ‘교회’로 살아가고자 …
온전한 봉헌과 순명으로 재물에 대한 욕심 버리고
성 프란치스코가 살았던 방식대로 살기 위해 노력
발행일 : 2009-11-15 [제2672호, 11면]

- 이찬근 원장은 재속회원이 된 후 삶의 주도권이 주님께 있음을 깨닫고 정신지체 장애우의 집 울타리공동체를 운영하며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11월 15일은 평신도의 복음 선포 사명과 역할을 묵상하고, 그 실천을 다짐하는 평신도주일이다. 교회는 평신도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누누이 강조해 왔다. 특히 교회는 평신도는 ‘세상 한가운데 있는 교회’(교회헌장 31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평신도의 사도직과 선교사명을 되짚어보는 이날, 세상 속에서 교회가 되고자 수도자 영성에 따라 살아가는 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을 만나봤다.

사부 프란치스코를 따라서

“미리 치워 놓으니 마음이 너무 편해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말이죠.”

평생 동안 약사로 살아온 조송자(클라라)씨는 2000년 은퇴 후 약국을 개업하려고 준비한 비용을 모두 하느님께 봉헌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살겠다고 서약을 해놓고도 하느님의 뜻이 아닌 자기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한 신부의 강론이 계기가 됐다.

1999년 재속 프란치스코회 종신서약을 한 조씨는 강론을 듣자마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온전한 순명과 봉헌을 하게 됐다. 퇴직 후 작은 약국을 개업해 수익금을 봉헌할 생각이었지만 이마저도 하느님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러고도 부족해서 20년 가깝게 호스피스 봉사를 해오고 있다. 사부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르침에 따라 복음적 삶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삶의 주도권을 주님께

경기도 파주에서 정신지체 장애우의 집 울타리공동체를 운영하는 이찬근(안토니오) 원장은 프란치스코 성인을 알기 전에는 모든 일이 자신이 뛰어나 잘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재속 프란치스코 입회 후, 4년 간 양성과정을 거치면서 삶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지 않음을 경험했다.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처음에는 오만하게도 제가 잘나서 잘 되는 줄 알았는데, 전혀 생각지 못한 변수에 의해 겸손을 배우게 하시고 고개를 숙이게 만드시면서 저를 사람으로 만드셨지요.”

수도자의 삶을 사는 평신도들

삶의 변화는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재속 사도직에 대한 선택이 그것이다. 세속에서 평신도 사도직을 실현시켜 나가는 것을 서약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의식이 팽배한 이 시대에 수도회 정신을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재속회와 제3회 회원들은 각 가정과 직장에서 계명을 실천하며 살아갈 것을 약속한다. 또한 물욕과 나태함을 극복하기 위해 의무에 충실하고 가난한 정신으로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 위해 노력한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정태(요한·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 회장은 “기업인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해서 부를 창출하고 또 그 수익으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프란치스코 사부의 가르침에 따라 욕심을 다 내려놓고 하느님의 도구로서 역할에 충실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모범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행한다는 회칙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재속회원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실제로 이 가르침을 바탕으로 북한 평양에 평화봉사소를 마련해 노동자들에게 급식과 진료사업을 펼쳐오는 등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성매매 및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쉼터 ‘나자렛 성가원’과 ‘나자렛 성가정 공동체’를 운영하는 이인복(마리아·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 이사장도 프란치스코 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남편 심재기(바오로) 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전 재산을 다 바쳐 두 시설을 창설했다.

“소유에서 벗어나 청빈하게 사신 사부의 말씀을 따라 다 바쳤습니다.” 그는 또 내년 12월 8일 새롭게 경기도에 여성들을 위한 복지시설을 마련해, 프란치스코의 정신에 따라 살아가는 이들이 함께 봉사하고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재속 사도직을 선택한 이들은 각 수도회가 준비한 수련과정을 거친다. 그 기본은 복음적 삶을 세속에서 이뤄나가겠다는 것이다.

제3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재속 프란치스코회의 경우에는 지원기, 입회1기, 입회2기, 유기서약기라는 일정기간의 양성을 거쳐 그 성격이 영구적인 서약을 함으로써 종신회원이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들은 복음의 삶을 산다. 특히 성 프란치스코가 살았던 방식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성인은 주님을 닮고자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살아가며 온전히 자기 자신을 투신했다. 회원들도 역시 그들이 속한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복음을 실천하기 위해 투신한다. 매일 성무일도를 바치며 교회의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의 평범한 말이 마음을 울린다.

“신앙인으로서 자기 몫의 일을 해내는 것이 결국 복음적인 삶이며 사랑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기뻐하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 제3회·재속회와 봉헌생활회

재속성·생활 양식 등 비슷하지만 달라

재속회와 제3회는 재속성을 가진다는 것(세속에서 살아간다는 것)과 행동 양식의 유사성에서 비슷한 면이 있다. 하지만 제3회는 수도회와 마찬가지로 봉헌 생활의 한 형태로 인정되고 있는 재속회 및 봉헌 생활회와는 분명히 구분된다.

재속회의 기원은 안젤라 메치리(1470/1474~1540)에 의해 세워진 우르술라회다. 그들은 복음 삼덕인 정결과 청빈, 순명의 덕을 서약하기 원하면서도 수도회가 아닌 자신의 집에서 사도직을 수행하기 원했다.

특히 1900년대 초기에는 이처럼 세속에 머물며 자신을 봉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교황 비오 12세는 새로운 성소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정하는 교황령 ‘프로비다 마테르 에클레시아’를 발표, 이들에게 재속회란 명칭을 부여했다.

재속회원들은 세상 속에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간다. 또한 수도회와 달리 공동생활을 하지 않고 자신의 봉헌에 대한 어떤 외적인 표시도 하지 않는다. 이들은 2년 이상의 첫 시험기를 거치며 복음적 권고에 따른 삶을 살도록 육성된다. 이후 5년 이상의 기한부를 거쳐야 하며 이 기간을 마치면 적격자로서 종신서약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돈보스코 재속회를 비롯 그리스도왕의 시녀회, 그리스도왕직 선교 재속회, 성모 카테키스타회, 한국 성모의 자애 수녀회 등이 있다.

반면 제3회란 용어는 세 번째 수도 공동체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첫 번째 회는 남자 수도회며, 여자 수도회는 남자회에 의해 만들어진 두 번째 회이다. 제3회는 그 수도 공동체의 영성을 닮으려는 평신도를 위한 회를 의미한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의 경우 작은형제회와 글라라회를 설립한 후 세 번째로 평신도를 위한 제3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일반적인 평신도와 달리 자신의 성소를 더 깊이 살려는 마음으로 어떤 수도회에 연결돼 첫 번째와 두 번째 회의 정신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재속회 및 제3회 문의 02-776-3189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02-757-8941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
- 김정태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평양에 평화봉사소를 마련해 노동자들에게 급식과 진료사업을 펼쳐오는 등 재속회원으로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지연 기자
( mary@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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