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7 12:35

치매인 듯하다.

조회 수 8575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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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벌써 이 주일째

아침이나 밤에 소나기가 한 번씩은 꼭 내립니다.

동남아 여행갈 필요 없는 날씨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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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침잠이 깨기도 전에

이장님 방송이 흘러 나왔다.

  아~~아...마이커 시험~중,,

다름 아니오라 면사무소에서 주민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이번에 주민들에게 컴퓨터 배우기. 요가, 사교댄스 등을

면사무소강당에서 무료로 강습한답니다.

주님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란답니다..에.~~~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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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이 되었다.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친구:  어~이   촌넘, 면사무소에서 좋은 거 갈키 준다는디 함 가볼껴?

나:    뭔데?..

친구:  히히 춤 갈켜 준다는디..

         좀 해보구 싶은 디.. 혼자는 창피한데 같이 땡기러 가볼 껴?

나:     뭔....춤?

친구:  아 긍게 부르스도 있고 거시기 지루,,뭐시냐 그런거..

나 :    지루박?

친구:  웅 ..오키  중년에 다 덜 배운다는디  우리도 함 가볼껏이여..

나:     댓시유!!....   혼자말( 춤바람 난다는디.. 별걸 다 갈켜 주네...)


하루가 지나고

가기 싫다는 촌놈을 끌고 친구는 “너는 그럼 요가나 배워라” 하는 조건부 승낙으로

우리는 저녁시간에 면사무소 강당 으로 어기적거리고 갔다.

사실 걱정도 있다.. 떵배는 나오고 몸은 말 안 듣고..

축구는 이제 힘에 부치고..

춤보다는 요가가 좋을 거 같았던 마음도 있었고

입구에서 쭈빗거리는 두 사람을 보고 반기는 처음 보는 아줌씨 손길에 이끌려

차 한 잔 얻어먹고,  등록하고..


난 요가를 가르쳐 준다는 실내로 들어갔다.

남자는 두 분에 여자 분들이 7명 정도 있다.

아는 분 몇 분 있어서 목례 좀 하고.

몸 풀기 한다나나 뭐라나.

(그래 준비운동도 필요하겠지)

강사님의 

이것저것 팔 비틀고 다리 꼬고 허리를 뒤로 하면서 땅에 머리를 대고

서커스 보는 듯 신기한 눈길에 취해갔다

강사의 유연한 몸을 보니 신기하기만 하고.

내 몸은 나무토막이 된지 오래..  허리둘레가 베들레헴 된지 오래

하면 할수록 비참한 모습이 거울 속에 비춰지고..

훌륭한 몸매를 가진 강사님의 몇 가지 시범이 끝나고


강사님의 본격적인 지도시간..

자, 호흡을 멈추고 누워서 이렇게 다리를 올리고,, 허리를 두 손으로 받치면서..

발끝을 높게 더 높게,,..멈추고..좀 더 뒤로,,,뒤로.....

나는 안 움직이는 다리를 올리다가 ..뒤로 발라당.. 읔..

갑자기 뒤에서 뭐가 부딫치는 느낌이 온다

헌데 하필 뒤로 넘어진다는 게 ...내 뒤에서 하던 아줌씨 엉덩이다.

내 아픈 허리는 생각도 안 나고 아줌씨 를 보았다.

덩달아 뒤로 넘어져 버린 아줌씨

얼굴은 안보이고 배 동산만 보인다.


세상에..

아까 자세히 못 봤는데..

넘어지고 나서 자세히 보니 천하의 미녀 ..아니 뚱녀다..

이론..이론 넘어지려면 좀 이쁜 아가씨한데나 넘어질 것이지..

붉은 깔판보다 더 빨개진 내 얼굴

미안,  죄송,  사죄의 눈빛을 보냈지만...

그 아줌씨 깔판 가지고 접근금지거리로 가버린다..


뒤통수 뜨거운 눈길을 억지로 참아낸 요가시간

넘어진 사람은 나뿐이더라..  이 굴욕을.... 친구 놈은 알려나.

(나도 춤이나 배우러 갈 껄.)


아고... 창피는 둘째고 어느새 내 몸이 이 모양이 되었을 꼬..

호흡을 배우라는데... 한숨만 배운다,

한 시간을 삐질삐질 땀만 흘리고 안 꺾어지는 팔다리 꺾고, 꼬이다 보니

안 아픈 데가 없다.

요가가 아니라 묘기대행진이다.

시간도 되기 전에 바쁜 척

다음에 또 오겠다는 거짓말더하기 인사만 대충하고

후다닥 강당을 빠져나왔다.


서글픈 세월의 굴레여.

허무한 시간 속에 사라져간 내 청춘이여..

이것이 중년의 비애인가보다 하고

그렇게 담배한데 물고 서 있다 보니

또 다른 생각이 떠오릅니다.


중년에 몸은 굳어가지만

마음만이라도 요가처럼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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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촌사람 치매인 듯하다.
성가신청 한다고 하고
자유게시판에 글 올렸다..

  • profile
    비아 2009.06.17 13:42
    촌사람님~~~~~~~~~~~

    치매는 웬????????

    추억하나 만들어 주셨어요^^

    주님 안에서 행복하세요~~~~~~~~~

    emoticonemoticonemoticon
  • profile
    불량어린양 2009.06.17 13:50
    촌사람님 멋집니다요,.,.
    ㅎㅎㅎㅎㅎㅎ
    emoticon

    재밌는글로서 스트레스를 확~날리게하시고
    emoticon

    성가신청으로서 스트레스를 확 ~날리시게하시고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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