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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 도착한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전종훈 신부가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전국부 기사 참조>>2009.6.6




<대립과 갈등을 벗어나 생명과 평화를..>
  
좌우대립 희생자와 뭇생명에 대한 위령제
(파주=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좌우대립 희생자와 뭇생명에 대한 위령제'에서 한국무용가 김미선 씨가 진혼무를 추고 있다.<<전국부 기사 참조>>2009.6.6

오체투지 순례단, 124일만에 임진각 도착

(파주=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살아있는 우리들이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걸어가는 것만이,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한 맺힌 죽음을 맞은 이들을 위한 진정한 천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마지막 오체투지를 마치고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전종훈 신부는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3월 28일 계룡산 중악단에서 출발한 지 71일째, 지난해 9월 4일∼10월 26일 지리산에서 계룡산으로 이어진 1차 순례를 포함하면 124일간의 순례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문 신부 등은 다섯 걸음을 걸은 뒤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하며 400여㎞를 왔다.

   거의 매일 50여명의 순례자들이 문 신부 등과 함께 오체투지에 동참했으며 이날 망배단에는 1천여명의 시민들이 이들과 함께 했다.

   지난해 경제적 부가 아닌 국토와 자연을 섬기는 가치관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순례를 나섰던 문 신부 등은 지난 3월 두번째 순례를 시작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삶을 성찰하고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을 모색하며 생명과 평화의 길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순례 끝에 도달한 곳은 북에 두고온 부모와 조상에 대한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담고 있는 임진각 망배단, 도달한 날은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는 현충일이었다.

   이들은 순례를 마무리하는 회향 행사로 '좌우 대립의 역사에 희생된 피해자들과 뭇 생명을 위한 위령제'를 올렸다.

   문 신부 등은 희생자들의 위패를 태우면서 대립과 갈등의 한반도에 생명과 평화의 기운이 가득 차도록 빌었다.

   순례단은 "순례길에서 생명과 평화가 아닌 독선과 오만, 소통 부재로 가득 찬 한반도의 현실을 보았다"며 오늘의 회향 행사가 끝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순례단은 오는 15일 북한 묘향산 상악단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천제를 올리기 위해 북한측 실무진과 접촉해 초청장을 받았으며 통일부에 방북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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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일차(06.05) 사진 및 동영상 http://cafe.daum.net/dhcpxnwl >

 

- 스스로 빛이고자 하였던 국민을 향한 희망의 기도는 계속 됩니다. -

 

 

123일째의 일정을 마치고 하루 남은 남녘땅의 순례길. 이 길에서 순례단은 수많은 마음의 빛을 만났습니다. 스스로 세상의 빛이고자 노력하였던 분들에게 은혜를 받았고,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지나온 길에서 주셨던 그 감동을 잊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스스로 ‘답게’ 살며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지심어린 기도를 계속하겠습니다.

 

<생명의 눈으로 평화의 마음으로 사람의 길을 찾아서>

오늘로 123일째의 순례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남녘에서의 마무리 회향행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내일은 마지막 구간의 순례를 진행하고 회향행사를 하면 순례단 소식을 전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되돌아보면 지난 2년간 120여일은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고 하루 하루가 새로운 날들이었습니다. 지리산 노고단을 출발하여 계룡산 신원사를 거쳐 이곳 임진각에 이르는 동안, 하루 하루 매일 같이 새롭게 참여하시는 순례자들로 인해 우리 시대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함께 나누었던 날들이었고, 우리 시대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받은 날들이었습니다. 순례단은 그 속에서 나를 낮추어 세상을 바로보고 나의 내면을 내밀이 되돌아보며 사람답게 사는 세상, 생명의 가치가 존중되는 세상, 평화의 가치가 공존하는 세상을 찾아 길을 걸어왔을 뿐입니다.

 

또한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오체투지 순례길을 만든 주인공은 하루 하루 일상을 살아가며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고자 하는 수많은 국민이었습니다. 그리고 순례길을 함께 만들어 간 햇살과 바람과 비의 조화였습니다. 매일 같이 들려오는 우리 사회의 가슴 아픈 소식은 순례단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있었고, 공존과 상생의 이치를 포기한 세상에서도 순간 순간 경외로운 모습을 보여준 시민들과 자연은 그 자체로 순례단의 스승이었습니다.

 

 

그러나 순례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도 우리 사회의 모습은 순례단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에 역행하는 역천의 정치는 소통부재의 시대를 만들고 공동체를 훼손하고 있으며, 회복 불가능한 국토의 훼손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옳고 그름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에 따라 가치관을 형성하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순례길에 본 한국 사회는 용산참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순명(殉名), 파탄난 남북관계, 4대강 정비 사업으로 대표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소통을 위한 광장은 점령군의 연병장으로 바뀐 듯 합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소통부재는 시대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온 국토가 새로운 이윤창출의 대상으로 편입되면서 4대강 정비사업 및 경인운하 사업 등 이해 못할 사업들이 버젓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어리석은 사업들이 무엇을 목표로, 누구를 위해 진행 중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보지만 난감하기 그지없습니다.

 

 

더욱이 탐욕적인 자본의 흐름에 대한 규제 대신 사회적 소통에 대한 규제를 선택한 권력은 사회적 불신과 경찰 공권력에 의존하는 불행한 권력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사회적 죽음에 남겨진 사회적 상처와 과제는 유달리 크게 다가옵니다. 누가 사회적 지혜와 역량을 모아 이 남겨진 과제를 해결할 것인지 되돌아보지만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통의 과장이 사라졌다고, 국민의 인식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철지난 권력을 탓하기에는 시대의 위기는 엄중합니다. 한반도 운명공동체는 일촉즉발의 파국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며, 우리를 둘러싼 세계적 변동 역시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사람, 생명, 평화’의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논할 가치 없는 대상을 바라보며 한탄하고 비관하기에는 시대를 둘러싼 상황과 조건이 엄중하게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독단과 독선, 속도전’이라는 시대의 키워드로 인해 무너진 ‘사람, 생명, 평화’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절실한 노력이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 존재하며 스스로 희망이고자 노력하였던 수많은 이들과 햇볕 한줌, 고요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대지의 생기를 일깨우며 촉촉이 내리던 비. 이 모든 것을 품어주던 대지에 오만하였던 몸을 겸손히 낮추어 지난날의 삶과 사회를 내밀히 돌아보고, 낮은 시선으로 생명의 눈을 맞추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안고자 했던 순례길이 이제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너무나 감사하였고 보내주신 이 많은 은혜를 어떻게 보답하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루 하루 소중한 희망을 전해주셨던 많은 순례자들과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시고 나눠주신 지혜와 가르침, 그리고 함께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희망을 향한 기도를 계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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