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가를 만나다] 김정식 로제리오

by Fr.엉OL가♥♪~™ posted Mar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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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가를 만나다] 김정식 로제리오 [1266호 2014년 05월 25일]
30년 노래 인생, ‘따뜻한 교회’로 가는 길

30년 노래 인생, ‘따뜻한 교회’로 가는 길



▲ “제가 노래하는 목적은 사회 복음화입니다.” 생활성가를 개척한 김정식씨는 30년간 따뜻한 사회를 위해 곳곳에서 스스로 작은 교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오른쪽 상단 QR코드를 찍으면 김정식씨의 ‘제비꽃이 핀 언덕에’를 감상할 수 있다. 이정훈 기자


▲ QR코드를 찍으면 김정식씨의 '제비꽃이 핀 언덕에'를 감상할 수 있다.

평화신문이 연중기획 ‘생활성가를 만나다’를 신설해 교회 내 생활성가를 재조명한다. 생활성가는 한국교회 200년 역사 가운데 최근 30년을 음악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 신심을 이끄는 신앙 노래다. 오랫동안 교회 곳곳을 무대 삼아 뛰어온 가수들의 생생한 음악 이야기, 생활성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목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생활성가를 이해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해본다.


그를 만난 건 13일 서울역 광장에서다. 기타와 짐가방을 둘러맨 김정식(로제리오, 59)씨는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주민들 곁을 지키다 막 서울에 도착하는 길이었다. ‘생활성가 제1호 가수’이자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세상에서 아프고 힘겨워하는 이들을 찾아 따뜻한 교회 정신을 전하는 유랑 음악인으로 살고 있다.

늘 뚜벅이로 다니느냐고 묻자 대뜸 그는 “‘가난한 삶’을 살아야죠”라고 했다. 그가 지향하는 가난한 이웃과 연대하는 삶, 탄압과 소외로 고통받는 이들과 하나 되려는 삶이 드러난다.

“저는 음악인이라기보다 인문학자예요. 철학과 인문학을 통해 참된 진리를 전하고, 사회 안에서 교회가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를 항상 고민합니다. 제가 하는 일 가운데 음악 활동은 30%도 안 됩니다. 제 노래는 찬양과 선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신학적 고찰을 통한 안식과 쉼을 주는 도구인 셈이죠.”

1978년 제2회 MBC 대학가요제 출신인 그는 생활성가란 장르를 처음 만들어 교회에 전한 인물이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온 그는 당시 대학가요제에서 ‘약속’이란 노래로 은상을 받고도 나란히 무대에 섰던 심수봉, 임백천처럼 화려한 연예활동이 아닌 다른 길을 택했다. 세상 복음화를 위한 투신이었다.

그는 1982년 생활성가 앨범의 효시가 된 「이해인 수녀의 시로 만든 송가」를 시작으로 1987년 「그대 잊지 않으리」를 비롯한 정규 생활성가 앨범 8집을 포함해 20여 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일찍이 「김정식 로제리오 생활성가」 악보집 등을 내며 교회 생활성가 틀을 이루는 데 선구자 역할을 했다. 그가 낸 앨범은 세상에 170여만 장이 팔렸다. ‘바람 속의 주’, ‘나를 따르라’, ‘제비꽃이 핀 언덕에’ 등은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든 그만의 특유의 중성적이면서도 맑은 고음 선율을 드러내는 대표곡이다. 구슬픈 가락에 얹힌 그의 목소리는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에게 시원한 바람이자 위로가 돼준다.

그는 30년간 생활성가 가수 겸 작곡가로서 교회 안팎에서 5000여 회에 이르는 공연과 강좌를 열고, 지금도 매년 220여 차례 인문학 강연과 연주회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찍이 명동성당 앞에서 거리공연을 하며 그 수익금으로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도왔고, ‘새만금 살리기’, ‘사형폐지운동’, ‘용산 참사사건’ 등의 중심에도 그가 있었다.

“제가 노래하는 목적은 ‘사회 복음화’입니다. 노래로 수익을 내고, 이름을 알릴 생각을 가져본 적도 없습니다. 애초부터 생계를 위해 음악을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이죠. 주님을 믿도록 강요하는 노래가 아닌 세상 정의와 진실을 위한 교회 역할을 전하고, 사회 복음화를 위해 제 노래와 철학으로 예수님 사랑을 전하는 것이죠.”

그는 “교회가 새로운 성가를 수혈받으려면 대중음악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데, 전례 회중 성가로서 생활성가가 더욱 인정받으려면 진정성 있는 복음적 텍스트를 지녀야 하는 게 관건”이라며 “그럼에도 전례음악과 생활성가가 교회에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 신앙 안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랜 시간 생활성가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때로 자신을 그저 음악광대로 여기거나, 자신의 곡을 일언반구 허락 없이 쓰는 이들 탓에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어디든 찾아갈 채비가 돼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숙제처럼 갖고 있던 신앙관과 삶의 의문이 풀렸다고 할 때 가장 행복해요. 저만이 가진 영감이 그들에게 주는 해방감인 것이죠. 제 노래 가사 중에 ‘내가 자신을 유지하는 일을 돕지 않게 하시고, 내가 자신을 확대하는 일을 돕지 않게 하소서’란 내용이 있습니다. 뭔가를 유지하다가 틀 안에 갇히거나, 확대하면서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다는 제 삶의 모토입니다. 지금껏 그래 왔듯이 어제처럼 오늘을 살고, 내일도 오늘만큼 사는 삶을 지내면서 ‘사회 복음화’를 위해 여생을 바쳐야죠.”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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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시나이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시나이까!”(시편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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