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노래야그 - 시즌2] 신상옥 안드레아 - '먼 훗날 당신 앞에 나설 때'

by Fr.엉OL가♬~®™ posted Jul 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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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월요일 저녁. 가톨릭 생활성가의 큰형, 신상옥 안드레아와 경기도 안양에 있는 가톨릭스튜디오를 방문한다. 수원가톨릭대학에서 1990년 11월에 발매한 ‘갓등 중창단 1집–내 발을 씻기신 예수’ 앨범에 들어 있는 노래들을 공연하기 위해서다. 물론 비대면 유튜브다. 오늘 이야기는 그날 공연실황을 바탕으로, 갓등 1집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간다.

1시간가량,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주님의 기도’, ‘사랑 찾아 나는 새’, ‘정의와 평화 흐르는 곳에’, ‘닭쌈’, ‘홀로라도 외치리라’ 6곡을 부른다. 30년이 지난 노래들이지만, 마치 어제 공연처럼, 모든 것이 내 의식과 관계없이 몸이 기억하고 있다. 

가톨릭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오상진 안드레아 팀장을 비롯한 가톨릭스튜디오 팀원들 네 분과 행복한 유튜브 공연을 한다.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갓등 1집에 관해 신상옥 안드레아에게 자세하게 물어본다.

“갑자기 뜬금없이 질문해서 그런데, 갓등 1집 녹음을 어떻게 진행했지? 노래와 악기가 원타임으로 진행했나? 그리고 갓등 1집 연습과정과 녹음과정이 궁금하네. 설명해 줄 수 있어?”

형은 바로 대답한다.

“감사하지. 1990년 인천교구 소속으로 수원가톨릭대학 신학부 대학원 1학년 때야. 군대 갔다와서 복학하고, 신학교에 함께 생활하던 현 수원교구 신부님들, 송영오, 곽진상, 황창연 등등 당시 신학생 선후배들과 의견을 나누고, 당시 학장신부님이시던 최윤환 몬시뇰님과 교수신부님들 허락하에 맹연습과 녹음을 했지.”


수원가톨릭대학교 갓등 중창단 1집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앨범 뒷면. (이미지 출처 = 성바오로)


수원가톨릭대학교 갓등 중창단 1집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앨범 뒷면. (이미지 출처 = 성바오로)<br />

수원가톨릭대학교 갓등 중창단 1집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앨범 뒷면. (이미지 출처 = 성바오로)



“1990년 11월에 녹음 진행과 앨범이 나왔으니까, 아마도 4-5개월 전부터 선곡하고, 행복한 연습을 했던 걸로 기억해. 갓등 1집은 한번에 녹음한 앨범이야. (보통 현재 녹음방식은 악기 따로, 노래 따로 녹음을 진행한다. 물론 수정 작업이 수반되어 보통 1곡에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반주와 노래는 한번에 진행했어. 반주는 나와 현정수 신부 둘이 기타 2대로 했고, 신학생들은 거기에 맞춰 한번에 모든 노래를 녹음했지. 누군가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녹음이었지만, 우리의 연습과 열정, 그리고 주님이 도우셔서 한번에 모든 것을 마쳤지. 특히 기억나는 것은, ‘사명’과 ‘묵상’을 녹음할 때, 드럼, 베이스기타, 기타, 건반, 노래가 한번에 녹음됐던 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감사하다’라는 말밖에는 안 나와.”

갓등 1집 ‘사명’과 ‘묵상’ 노래 안에는, 그전에 들을 수 없었던, 드럼과 베이스기타가 함께한다. 그 당시 어떤 성당도 드럼이라는 악기를 환영하지 않던 세상이었다. 그리고 내게 가장 추억을 준 노래는, ‘사랑 찾아 나는 새’와 ‘닭쌈’이었다. 6현의 기타 소리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1990년 늦가을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날 6곡 중 ‘사랑 찾아 나는 새’와 ‘닭쌈’을 들어본다.



'사랑 찾아 나는 새', 정성일 작사/곡



'닭쌈', 안혜경 시, 신상옥 곡



‘닭쌈’이라는 노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갓등 1집에는 역사, 사회에 관한 노래가 많다.

그 당시 학교 신부님들과 신학생 자신들도, 사회적 현실을 노래로 말하고 있는 듯하다. 남북한 상황과 사회적 관계를 빗댄 ‘닭쌈’을 비롯해, ‘정의와 평화 흐르는 곳에’, ‘사명’, ‘묵상’, ‘봉헌’ 등등, 사회적 교리를 담은 노래들을 함께 들을 수 있다. 그날 부른 노래 중 ‘정의와 평화 흐르는 곳에’를 함께 들어 본다.




'정의와 평화 흐르는 곳에', 김영구 작사/곡



나와 피를 나눈 넷째 형 신상옥 씨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산다. 하지만, 집안에서는 일년에 1-2번 본다. 오늘은 공연 후 집으로 가서 간단하게 치맥을 한다. 이날 공연을 함께 동행한 형수는 바쁘다. 내가 계속 묻는다. 코로나로 인해 어떤지.

“요즘 코로나로 많이 힘들지. 내가 약할 때, 기도로 응답하고 노력한다면, 분명 하느님은 우리를 통해 큰일을 하실 거야. 난 믿어. 모든 게 정지됐어. 음악미사도 음악피정도, 공연도. 그럴수록 내 주위에 있는 모든 분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했던 모든 것에 대해 다시금 감사하는 시간이 되고 있어. 그리고, 많은 분의 도움 덕에 ‘신상옥의 복음찬미’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었어. 그저 감사하지. 지금 생각해 보면. 32년 전 갓등 1집을 준비할 때 마음처럼 간절했던 열정과 기도가 필요한 시기인 듯해.”

꿈이 아닌 삶이 되는, 오르려 애쓰지 않고, 그저 풍경으로 남아 있는 산들처럼. 갓등 1집은 오랜 친구이자 삶이고 산이었다. 보라색 바탕에 하얀 발이 그려져 있던, 갓등 1집 앨범 이름은 ‘내 발을 씻기신 예수’다. 2019년 갓등 1집 30주년을 맞아 콘서트를 준비했던 그때를 물어본다.

“코로나19 터지기 전에, 큰 공연을 준비했지. 갓등 1집을 준비했던 1990년! 30년 전으로 돌아가, 그때의 신학생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었지. 현재, 신부님도 있고, 신학교를 나간 친구도 있고, 평신도로 열심히 살아가는 선후배도 있고. 코로나로 멈춰 있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봐. 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주님께서는 나, 우리, 인류의 회개와 하느님께 대한 온전한 정신들이 먼저 선행한 가운데, 신앙의 찬미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때가 그립고, 코로나가 지나갈 그때까지, 갓등의 친구들과 생활성가를 함께하는 모든 선후배 동료들이 힘을 잃지 않았으면 해. 신학교 시절, 저녁식사와 저녁기도 후, 강의실에서 연습했던 그날이 그립고 감사할 뿐이야.”

1990년 갓등 1집 테이프가 세상을 나올 때, 테이프 자켓은 보라색 혹은 푸른색 바탕에 두 발이 그려진 그림, 그리고 ‘내 발을 씻으신 예수’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다. 지금도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이 성가를 들어 본다.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신상옥 작사/곡


많은 이가 하루하루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통제 속에. 문화예술인들의 한숨도 더해만 간다. 큰바람 없이는 큰 날개를 펼 수 없는 신천옹. 신천옹(알바트로스)을 노래한 시인 보들레르의 말처럼. 거대한 아픔들이 언젠가는 ‘먼 훗날’의 이야기로 될 날을 꿈꿔 본다. 요즘,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는가 보다. 마지막 공연의 노래는 ‘홀로라도 외치리라’를 부르면서, 공연을 마친다




'홀로라도 외치리라' 김선호 작사/곡



8월 30일 월요일에는 갓등 1집 기억을 더듬는 두 번째 공연을 가톨릭스튜디오에서 할 예정이다. 첫 번째 공연의 공연 유튜브 전체영상을 올린다.



'주님 손길 필요한 곳에', (신상옥, 신상훈 형제 듀엣의 갓등중창단 1집 노래 다시 부르기), 

2021.7.19. 월요일 오후 8시, 가톨릭스튜디오


신상옥 안드레아. ©️열일곱이다

신상옥 안드레아. ©️열일곱이다



■ 신상옥 안드레아

1964년 경기도 강화 출생
서울가톨릭대학, 수원가톨릭대학원 졸업
‘임 쓰신 가시관’ 1986년, '내 발을 씻기신 예수' 1990년 발표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 1993년
'그 큰 빛 주님 되어', '고인의 기도', '사랑한다는 말은', '그 밤에' 발표
신상옥 미사곡은 전국 성당 청소년, 청년 미사에 널리 사용 중

■ 현재

신생톡톡 
'신상옥의 복음찬미' 유튜브
신상옥과 형제들
생활성가아카데미
금이야옥이야 
삐에스 남성 중창단  
주홀리 여성 중창단
'열일곱이다' 고문
<가톨릭평화방송> ‘찬양으로 기도하는 사람들’ 활동

 


 


■ 신상훈(시몬)


Alma Art 가톨릭문화원 음악팀장 1999년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멤버 1992년
서강대 철학과 졸업 1998년
sbs효과실 음악감독 1998년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2015년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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