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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가의 기쁨] 신상옥 안드레아 (하)

‘소명과 실천’ 묵상하며 만든 곡


■ 내 발을 씻기신 예수

‘먼 훗날 당신 앞에 나설 때 나를 안아 주소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관구장 박미영 수녀)는 임종하는 이들을 위한 기도와 실천의 삶을 살아가는 수도회이다. ‘내 발을 씻기신 예수’에는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회원들의 삶이 녹아 있다.

“기관지염을 심하게 앓고 있을 때 요양차 포천의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님들과 함께 지낸 적이 있어요.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기침이 너무 심했습니다. 밤마다 고통스러웠어요. ‘하느님 제발 저를 낫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면서 밤을 지새우는데 한가지 묵상이 떠올랐습니다. 마치 제가 베드로 사도가 된 것처럼 예수님께서 저의 발을 씻겨주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성경을 펼쳐 읽으면서 더 깊은 묵상과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묵상이 떠오르자 가사와 선율이 동시에 나왔다. 기타를 치며 악보를 그려나갔고 짧은 시간에 곡은 완성됐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부르는 ‘내 발을 씻기신 예수’와는 조금 달랐다.

“처음 이 곡을 썼을 땐 ‘바로 내가 해야 할 소명’에서 끝이 났어요. 그 곡을 수녀님들 앞에서 불렀었는데, 한 수녀님께서 ‘실천이 없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 말씀을 듣고 며칠을 더 고민했죠.”

임종하는 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수녀였기에 ‘실천’을 강조할 수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신상옥씨는 수녀들의 삶을 천천히 묵상하며 곡의 뒷부분을 써내려갔다.

“앞부분은 성경을 묵상하며 곡을 썼고, 뒷부분은 수녀님들의 삶을 묵상하며 썼습니다. 

수녀님들의 삶을 보니 주님께서 아파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강한 소명의식이 느껴졌었어요.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이 아파하는 곳으로’라는 가사는 수녀님들의 삶이 녹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곡이 완성되는 듯했다.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로 곡을 마쳤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런데 무엇인가 아쉬웠다. 힘들게 주님을 따라 살아간다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야곱과 같이 은총을 갈구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고민은 기도가 되고, 기도의 응답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내 발을 씻기신 예수’를 완성했다. 

“먼 훗날 이 세상의 삶을 마치고 하느님 앞에 섰을 때 나를 안아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묵상을 마지막 가사에 담았죠. 그렇게 하느님께서 ‘내 발을 씻기신 예수’를 다듬어 주셨습니다.”

‘내 발을 씻기신 예수’는 많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특히,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올바른 신앙생활은 참 어렵습니다. 지금도 고난 받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분들에게 ‘내 발을 씻기신 예수’가 힘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도 안아 주고 계시는 주님이지만 먼 훗날 우리가 그분 앞에 섰을 때에도 ‘나를 안아주신다’는 것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달릴 길을 다 달려가야 합니다. 지쳐 숨이 헐떡이는 종을 하느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아직 힘이 덜 빠졌네요. 더 달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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