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문장 유지하며 교구장 상징 더해 |
  4월 16일 확정, 발표된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문장은 이 주교가 2003년 5월 14일 주교서품을 받으며 사용하던 기존 문장을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교구장 주교의 직무와 임무를 상징하는 교회의 전통문양을 적용해 제작됐다. 기존 문장과 이번에 발표된 제4대 교구장 문장을 비교하며 새 문장이 담고 있는 의미를 자세히 알아본다.
[사진 ▲이용훈 주교가 2003년 주교 서품 때 사용한 기존 문장(좌)과 교구장 임명 후 새로 발표한 문장(우)]
새 문장 상단에는 주교의 품위와 권위를 상징하는 주교 예모(禮帽)와 3단의 수실, 주교관, 십자가, 목장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 문장에서는 교회의 위계적 신분을 나타내기 위해 성직자들의 계층에 따라 예모의 색깔과 수실의 수를 달리하고 있다.
교황의 문장에는 삼중관모와 방패, 열쇠와 팔리움 등이 나타나 있고 추기경의 경우에는 홍색모와 중앙에 작은 십자가 2개, 5층으로 15개 수실이 있다. 대주교는 녹색모와 중앙에 작은 십자가 2개, 4층으로 10개의 수실이 있으며, 주교의 경우는 녹색모와 중앙에 1개의 작은 십자가, 3층으로 6개의 수실을 특징으로 한다.
방패 뒤편에 세워진 행렬용 십자가는 주교가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이어 받은 ‘구원의 인도자’라는 표지. 방패 위에 위치한 주교 모관과 지팡이에는 주교의 임무와 사명이 내재되어 있다.
문장 한 가운데 자리한 방패는 교회를 위협하는 세속주의와 다양하게 교회를 위협하는 복잡한 사상들 앞에서 정통 교회를 수호해야 하는 주교 자신의 몸을 의미한다.
청색으로만 돼 있던 기존 문장과 달리 새 문장의 방패는 상·하단을 적색과 청색으로 구분하고 있다. 적색과 청색은 동방교회와 서방교회 모두 ‘지상에서 생활하시던 때의 성모님’을 묘사할 때 사용하였는데, 특히 적색은 전통적으로 어머니의 ‘모성’을 나타내며, 청색은 ‘하느님이 계시는 하늘과 연결됨’을 표현하였다. 문장에서 적용한 적색은 거룩한 성모님의 모성을 지닌 지상교회와 신앙 선조들의 순교 정신 위에 세워진 수원교구를 의미하고, 청색은 천상에서 수원교구를 위해 빌어주시는 ‘평화의 모후 성모님’을 상징하면서 그분의 전구를 통하여 천상에서 주님과 함께 할 수원교구를 표현하고 있다.
방패 상단 왼쪽 적색 바탕 속에 자리한 흰 비둘기는 주교 축성 때 받은 성령을 통하여 교회의 목자로 세워진 주교의 임무를 나타낸다. 방패 상단 오른쪽에는 한국교회 초기 박해시대(조선시대)에 형틀로 흔히 사용하던 ‘목칼’을 순교자들이 장렬하게 하느님을 증거하며 받았던 칼날과 순교자의 영광을 상징하는 종려나무 가지가 좌우에서 감싸고 있다. 교구에는 특별히 순교 성인들과 관련된 성지가 많다. 수원교구가 거룩한 순교자의 신앙과 그들의 영광 위에 세워진 교회로서 보편교회와 결합하여 끊임없이 세상 구원을 위하여 나아갈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문장 하단은 교구장을 승계하기 전까지 사용하던 문양을 그대로 적용했다. 방패의 중앙에 돌출 부분은 수원교구의 중심 도시인 수원 ‘화성’을 형상화했다. 중앙 원은 성체를 상징하며 가운데 십자가는 섬김과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의 역할을 담고 있다. 원을 중심으로 한 12개의 빛은 교구가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를 중심으로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정통 신앙 안에서 세상의 구원을 위해 항구히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방패 아래에 새겨진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UNITAS IN CHRISTO)’는 교구장 주교가 교구의 하느님 백성들의 일치를 위해 노력할 것을 표현한 사목적 표어이다.
이승환 기자 swingle@catholci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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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제공 : 가톨릭신문 |
2009.04.26 14:11
이용훈 주교 문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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