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이혼소송이 아니였다. '식물인간' 이 된 시집간 딸을 대신해 내린 늙은 아비의 결정이었다.
수백 수천 번 가슴을 내리쳤을 그는 법정에서 눈물로 호소했다. "재판장님, 이혼을 허락해 주십시오."
지켜보던 사위도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결혼 1년 만에 듣게 된 임신 소식. 너무나 기다렸고, 그래서 뛸 듯이 기뻐했던 아내... 그 모습이 채 잊혀 지기도 전에 아내는 식물인간이 되어버렸다.
출산도중 자궁출혈로 인한 출혈성 쇼크.
병원에서 보낸 4년과 집에서 보낸 3년 가족의 기다림은 계속됐다. 장인도, 남편도, 단 한 순간도 희망을 버린 적이 없다. '딸아...일어나야지' '여보...어서 일어나줘'
7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남편은 간병을 위해 휴직을 했고, 핏덩어리 아기는 초등학생이 되었다.
장인은 딸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사위와 어린 손녀의 앞날을 위해 병상에 있는 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내도록 한 것이다.
식물인간 딸과 함께 살아가야 할 아버지도, 아내의 손발이 되어준 사위도, 병상에 누워있는 식물인간 딸도...
이날 내린 재판부의 결정에 그 어떤 반대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흐르는 눈물이 법정을 숙연케 했다.
- 백민호*교열 -
딸을 지극히 보살펴준 사위와 손녀의 앞날을 생각하는 곡진한 내리사랑... 이루다 표현할 수 없겠고, 그 어떤 마음으로도 헤아릴 수 없겠지요.
-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 이란 말이 이런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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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프면서도 사랑이 느껴지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이 아닌 사랑하기때문에 더 같이 더 함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동적인 글 감사합니다.
최근에 본 책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읍니다.
분명 우리 사람들 눈엔 결혼은 당사자 둘이 하는것처럼 보이지만 거기엔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고,
하느님이 같이 하신 혼인에선 사람이 절대 갈라놓을 수 없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