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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몸 위에 흙이 뿌려지던 그 날, 참 많이 울었다.

2009년 2월 16일 스러졌고, 20일 동료 사제들 옆에 누웠다. 벌써 1년이다.

# 고맙습니다

‘태풍’의 한가운데 버티고 서 있었던 거인이었다. 그렇게 늘 든든히 우리 곁에서 머물다 스러졌다. 1년…. 항상 낮은 곳을 눈썹위에 손 올리고 바라보던 고 김 수환 추기경의 면모가 우리 사회에 던진 울림은 크고 깊다.

장기기증 열풍,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 및 기부 문화의 확산, 배려와 낮춤의 재발견…. 김 추기경은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했다.

최종태(요셉·서울대 미대) 명예교수는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한 이때, 김 추기경님이 안 계셔서 큰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이정민(체칠리아)씨는 “김 추기경님이 떠나신 이후로도 줄곧 우리 모두는 당신을 기억하고, 당신의 그 미소와 말씀을 더욱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지난 해 ‘종교 유명인사의 사회적 영향 - 김수환 추기경이 각막 기증과 자원봉사 정신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영남대 배현석 교수는 “김 추기경이 남긴 마지막 말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와 각막 기증은 한국인들에게 숭고한 종교 지도자를 닮고 싶어하는 일체감 현상을 일으켰다”고 했다.

이 사회는 이렇게 그를 향해 거꾸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 사랑합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준비위원회’ 위원장 안병철 신부는 “김 추기경님의 삶과 정신은 ‘물질이 정말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나’라는 화두를 던졌다”고 말했다.

그 화두를 안고 김 추기경이 늘 걷던 혜화동 신학교 산책로(목자의 길)를 찾았다. 그 길을 걷던 김 추기경은 떠났지만 길 주위에는 여전히 생명력 가득한 참나무로 가득하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 김 추기경이 밟던 흙, 김 추기경이 만지던 나무, 김 추기경이 앉았던 벤치도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이 길에서 이제 더 이상 김 추기경을 다시 만날 수 없다. 마치 군중 속에서 어머니의 손을 놓친 듯 당황스럽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김 추기경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영원히 우리와 동행할 그 말…. 우리가 받은 숙제이기도 하다.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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