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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의 달인'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경 소장

남을 위해 흘리는 땀 내일의 에너지 된다
발행일 : 2009-07-26

- ‘공사의 달인’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경 소장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집을 짓기 위해 애쓰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 안전모 속 흥건한 땀이 얼굴을 타고 흘러 입 안으로 들어온다. 맛이 짭조름하다. 현장의 반복되는 일상에 간이 배어든다. 닦아도 닦아도 흘러내리는 땀은 이미 속옷까지 다 적셔버렸다.

잠깐의 더위와 땀이 큰 불편으로 여겨지는 날씨지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이종경(40)씨에게 일하며 흘리는 구슬땀은 언제나 정직하다.

“우리 같은 직업은 땀을 흘리며 일하는 직업이죠. 일하면서 땀을 흘리지 않으면 그 대가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17년 경력의 이씨는 현장에선 이미 베테랑이다. 아직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지 않은 지하 1층 지상 7층 건물 현장을 하루에도 몇 번씩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진행상황을 살피고 모든 일을 처리한다. 현장감독의 감투를 달고 있지만 작업에 직접 참여하기 일쑤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이씨가 현장에 나타나자 전등을 달기 위해 천장 거리를 재던 전기 기술자가 그를 불러 세운다. “이 길이에 맞춰 등을 달면 보기 안 좋을 것 같은데 조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한참 의견조정이 이뤄지더니 결국 이씨의 “내가 내일까지 정리해볼게”라는 말로 금세 정리가 됐다.

하루 공사를 마무리하는 오후 6시쯤이 되면 깨끗했던 그의 옷은 어느새 땀과 함께 먼지투성이다. 온 몸이 물 먹은 솜이불처럼 무거워도 마음만은 가볍다. 그에게는 현장일이 천직 같다.

“제가 완성한 이 건물을 나중에 내 자식들이 봤을 때도 ‘우리 아버지가 지으신 집’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습니다.”

이씨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현장이 익숙했다. 그의 아버지 역시 건설현장에서 일했고 지금 그가 일하고 있는 회사 역시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다.

“현장 일이 몸으로 뛰는 일이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많이 힘들었죠. 그러나 점점 익숙해져서 이제는 층수가 높아지고 건물이 완공돼 가면 보람을 느낍니다.”

이씨는 형과 함께 일하며 주택공사부터 주유소까지 다양한 건축사업에 참여했고 5~6년 전부터는 성당 건축도 함께 하고 있다.

“다른 공사도 마찬가지지만 성당 공사는 여느 공사보다 공을 들여야 합니다. 작은 오차 하나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신부님을 비롯한 신자분들까지 성당이 완공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계신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현재 그가 몸담고 있는 (주)엠에이디 종합건설(대표이사 이종익)은 가톨릭신문이 80주년을 맞아 시작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안락한 휴식처를 가져보지 못한 할머니, 비위생적 환경에서 자라나는 소년소녀 가장, 부모를 잃고 어렵게 생활하는 유치원생 등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지난 7월 23일, 벌써 10번째 가정이 새 집을 얻었다.

“공사 시작 전, 대상자의 집에 가보면 주인공들이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인 경우가 많아요. 그분들의 어려운 상황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후 새롭게 바뀐 집을 둘러보시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실 때나 제 손을 꼭 잡아주시며 연방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볼 때면 저 역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일할 때 힘든 고생이나 어려움은 잠시 뿐이죠.”

바로 이때가 일하며 흘린 땀이 가장 값진 순간이다. 또한 남을 위해 흘리는 이러한 땀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땀이다. 이씨에게는 지금 흘리는 이 땀방울이 내일 또다시 현장으로 나서는 에너지가 된다. 그러나 그렇게 일에 매달리다 보니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해야 하는 경우도 잦다.

“일을 하다보면 완공날짜에 맞추느라 밤을 새기도 하고 주말에도 시간을 내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앙생활에도 참여하기가 어려웠어요. 앞으로 더 경력이 쌓이고 스케줄을 잘 조정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면 그 때는 좀 나아지겠죠.”

이씨는 또 앞으로의 꿈을 꾼다. 그는 그 꿈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10년 후에도 땀 흘려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회사를 서울 시내 10위권 내 회사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닌 사람을 위한 집을 짓기 위해 애쓰는 건축가가 되고 싶습니다.”
이우현 기자
( helena@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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