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25 15:29

제이-크리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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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흑인음악, 그리고 자기 음악으로 돌아온 그녀

<이 리뷰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김봉현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내게 가수 제이는 '어제처럼'이라는 곡으로 기억된다. 1998년, 뉴잭스윙 풍의 댄스곡 '굿바이'로 데뷔한 그녀는 자칫 그대로 내 시야에서 사라질 뻔했지만 들을 때마다 가슴 뭉클해지는 이 두 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내 기억에 강렬하게 자리 잡았다. '어제처럼'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인지 그녀는 세 번째 앨범에서 '어제처럼'의 쌍둥이 곡인 '빛'을 내세웠고, 나는 이 곡 역시 좋아했던 것 같다. 글의 서두부터 새삼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이번 앨범을 듣고 10년 전 '어제처럼'을 처음 들었을 때의 그 감동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분명, 그때 그 느낌이다. 그리고 그 감동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먼저 앨범 전반에 걸친 흑인음악의 추구가 반갑다. 흑인음악 애호가로서 음악 자체가 반갑다는 뜻이다. 물론 이 앨범이 끈적끈적한 네오 소울(neo soul)이나 철저히 마니아들을 위한 알앤비를 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기본은 분명 흑인음악이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소리를 담아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첫 곡 'No. 5'를 플레이하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알리야(Aaliyah)의 데뷔 앨범을 비롯해 90년대를 수놓았던 느릿하고 찐득한 슬로우잼이다. '끝을 말할 순 없어도' 역시 얼루어(Allure)와 112가 함께 부른 'All Cried Out' 같은 고전적인 알앤비-발라드 듀엣을 연상시킨다. 한편 정엽과 에코브릿지가 도운 '사르르'는 날 것의 부드러운 펑키 리듬 위에 두 남녀의 곡 소화력이 돋보이고, '거짓말'에 이르면 우리는 이 앨범을 통틀어 가장 오래된 흑인음악과 만난다.

제이가 흑인음악을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이는 커리어 내내 꾸준히 흑인음악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녀가 가요(혹은 댄스)와 흑인음악 사이 어딘가의 애매한 지점에 계속 서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제이의 앨범들은 어느 하나가 다른 것들에 비해 특별히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아끼는 곡도 있었지만 그냥 넘기게 되는 곡도 있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비록 총 7곡에 불과하지만, 커리어를 통틀어 앨범 단위로서 가장 가지런하고 일관된 작품을 성취한다. 또 굳이 흑인음악이라는 장르적 테두리에 가두지 않더라도 이 앨범은 차분하고 애잔한 정서를 내내 유지하면서 통일성을 얻는 데 성공한다.

아울러 이 앨범은 제이가 자기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는 일종의 증거물이기도 하다. 유행을 좇지 않았다. 오히려 90년대로 회귀했다. 또한 자신의 보컬 스타일과 맞는 곡들을 추렸다. 앨범에는 가창력을 자랑하는 곡도, 울면서 소몰이하는 곡도 없다. 대신 제이의 음역대와 음색에 맞는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단적으로, '널 사랑했을까?'를 다른 가수가 부르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까? 아아, 난 하지 못하겠다.

이번 앨범과 관련한 기사를 접하면서 제이가 벌써 서른 초반을 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놈의 시간 한번 참. 하지만 이 앨범을 들어보니 그리 걱정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제이의 음악 역시 성숙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제2의 시작일지 모른다. 지금부터다.

<<네티즌 리뷰> 그리고 '그녀'가 있었다

<이 리뷰는 네티즌 오늘의 뮤직 선정위원 정희웅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알다시피 그녀의 데뷔는 98년 어느 날이었다. 당장 계산해봐도 10년이 훌쩍 넘는 그 시간 동안 '제이'의 음악이 대중들의 중심부를 깊숙이 찌른 적이 몇 번이 있었던가. 98년 1집의 타이틀 곡 '굿바이'로 잽을 먹이고, 2집 타이틀 '어제처럼'으로 라이트 펀치를 먹인 이후, 그녀는 결정적인 훅을 먹이지 못한 채 꽤 지루한 경기운영으로 라운드를 채워갔다. 그러는 사이 대중들은 감각적인 이종격투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으로 어느 순간 자리를 떴고, 제이는 덩그러니 사각의 링 위에 홀로 남았다. 하지만 기억하라. 그녀는 늘 링 위에 서서 열심히 주먹을 휘둘러왔다는 진실을 말이다.

그래서 그녀의 가장 성공적인 음반이었던 2집 [In Love] 이후의 궤적을 다시 한 번 훑어볼 필요가 있는데, 2007년 6집 [Inlove Again]까지 이어지는 그녀의 음악은 나름 상당 부분 변화를 거듭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대중에게 강력하게 각인된 제이의 소리는 딱히 없었던 것도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녀의 복싱 경기를 12라운드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 사람들이 경기장을 떠난 이유다

 

 

 



그 이유를 굳이 분석하자면 과거 심상원이라는 이름의 작곡자가 그녀의 음악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나 제이가 가지는 특유의 팔세토의 독특함이 한국적인 가요에 틀에 가로막혀 스스로를 묶어놓고 있었다는 점 등을 언급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그녀의 목소리가 전통적인 R&B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상당부분 무리가 있다는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자. 그럼 그래서 그녀는 이도저도 아닌, 그저 그런 가수인가. 아니다.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반대다. 핵심은 그녀가 그동안 자신에게 꼭 맞아떨어지는 옷을 찾지 못했다는 거다. 시기를 딱 잘라 말하자면 3집 [Beautiful Ones] 까지가 좋았다. 그 이상은 확실히 오버다. 결국 그녀가 생산적 활동을 거듭하는 시기는 정규앨범을 함께했던 심상원, 방시혁과의 이별을 마치고, '매드 솔 차일드'와 '허밍어반 스테레오'와 같은 뮤지션들과 협연을 통해 음원을 발표하던 때일 것이다. 그리고 이들과 더불어 김영욱, 샘리, 허니듀오 등과 함께 만든 이번 [Sentimental]은 그러한 생산적 활동의 결과물이다.

우선 은지원과 함께한 타이틀곡인 'NO.5'에서는 화제가 되었던 뮤직비디오의 파격적인 영상만큼 상당히 끈적끈적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특히 힘을 뺀 제이의 창법이 주목할 만하다. 담담하게 읊조리는 제이의 목소리는 이지린이 만들어낸 어반한 그루브에 상당히 적절하게 섞여오고, 은지원의 피처링은 전체적인 곡 구성의 양념정도의 역할만하는 바람직한 선을 유지한다.

대중이 가장 주목할 것이 예상되는 곡인, 정엽과 함께한 '사르르' 역시 훌륭하다. 그녀가 과거에 불러왔던 댄스곡과는 확연한 차이를 내는 이 댄서블한 허니듀오의 곡은, 제이가 특별한 날 보여줄 수 있는 그녀의 매력적인 이브닝드레스와 닮아있다. 물론 정엽만이 들려주는 그 독특한 보이스에 제이가 약간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몰입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그 외에도 샘리의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가 따뜻하게 들려오는 'LOVE'나, 역시 피아노, 기타와 같은 담백한 편성으로 만들어진 'Angel`s Disguise'도 주목할 만한 곡이다.

꽉 찬 8곡이라는 구성과 뮤지션 참여자의 면면에도 느낄 수 있듯, 상당히 공을 들인 음반이라는 것이 금방 느껴지는 제이의 [Sentimental]. 어떤 의미에서는 대중들에게 저평가 받으며 그 자리에 서 있던 그녀가, 이번을 계기로 다시 한 번 힘차게 기지개 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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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요안나입니다,
저는 광주 교구 송정2동 원동 본당에
다닌  신자인 요안나입니다,
여렸을때 신동에 다녔다가
현제는 원동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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