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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 / 참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 나는 새한테 말했다 / 참새가 되어야 한다고’ (표제작 ‘참새’)

정호승(프란치스코·60) 시인이 동시집 「참새」(처음주니어/148쪽/9500원)를 펴냈다.

시인은 일전에도 ‘어른이 읽는 동시집’이란 테마로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를 출간한 적은 있으나 순수하게 어린이를 위한 동시집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엔 신작과 예전 동시집 수록작 등 66편의 동시가 실렸다.

사실 시인에게 있어 ‘동시’는 ‘시’보다 더욱 애착이 가는 분야다. 그는 군 복무 중이던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부문이 당선되며 처음 문단에 나왔다. 이듬해 대한일보 신춘문예로 시인이 됐고,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등단했다.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시인도 어느덧 이순(耳順)의 나이에 닿았고 머리엔 백발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자연과 일상을 바라본 그의 시선은 한없이 맑고 투명하기만 하다.

‘가을입니다 / 떡갈나무 한 그루 바람에 흔들리다가 / 도토리 한 알 떨어져 또르르 굴러가다가 / 그만 지구 밖까지 굴러가 / 별이 됩니다’ (‘별’)

‘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 내 신발이 말했다 / 발아, 미안하다 / 내 발도 말했다 / 신발아, 괜찮아? 너도 참 아프지?’ (‘신발’)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몇몇 시들은 어른들에게도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내 가장 친한 친구 / 노근이 엄마가 / 지하철역 남자 화장실 / 청소 일을 하신다는 것을 알고부터 / 나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 오줌을 깨끗하게 눈다 … 원래 변기는 더러운 게 아니다 / 사람이 변기를 더럽게 하는 거다’ (‘노근이 엄마’ 중)

시인은 “어린이들을 보면서 시인으로서 내가 해줄 수 있을 게 없나 하는 책임감 같은 것을 종종 느꼈다”며 “동시집을 엮는 동안 내 마음에도 어린이 같은 행복이 깃드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시를 열심히 쓰겠다”고 밝혔다.

한 땀씩 수를 놓는 수예 기법으로 시를 형상화한 정지예(36) 작가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동시집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곽승한 기자 (paulo@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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