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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까마귀가 나를 살리다
신상옥 안드레아(생활성가 가수)


신상옥 안드레아(생활성가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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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나의 일과 중 하나가 아주 자그마한 인터넷 방송(생활성가 전문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20~40여 명이 듣는다. 방송 일이 아주 재미있고 보람되긴 하지만, 매주 수요일 오후 3~5시 진행 시간을 맞추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또 올해까지 14개월가량 진행하다 보니 자료가 고갈되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직접 나서서 기타 연주를 곁들여가며 라이브로 노래한다.

듣는 사람도 많지 않고, 응답의 글도 없어서 어떨 때엔 허공에 대고 혼자 독백하는 느낌마저 든다. 늘 사람들 앞에서 환호받으며 “좋아요” “멋져요”라는 단어에 익숙한 나에게 응답 없는 메아리는 조금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그러다 바로 내게 주님이 준 선물 구약성경에서 ‘엘리야와 까마귀’ 이야기가 나오는 열왕기가 나를 다시 한 번 신앙의 즐거운 경지로 이끌었다.

“주님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이곳을 떠나 동쪽으로 가 요르단 강 동쪽에 있는 크릿 시내에서 숨어 지내라. 물은 그 시내에서 마셔라. 그리고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에서 너에게 먹을 것을 주도록 하겠다.’ 엘리야는 주님의 말씀대로 요르단 강 동쪽에 있는 크릿 시내로 가서 머물렀다. 까마귀들이 그에게 아침에도 빵과 고기를 날라 왔고, 저녁에도 빵과 고기를 날라 왔다. 그리고 그는 시내에서 물을 마셨다. 그러다가 얼마 뒤에는 시내의 물이 말라 버렸다. 땅에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1열왕 17,2-7).

이것은  독백 뮤지컬이다. 그 장소 그 시간에 내가 주님께 바치는 신앙 노래 고백인 셈이다. 기타를 치면서 성경을 읽다가 흥이 나면 성경 일부를 주님께 읽어 드리고, 나의 신앙고백을 노래한다.

“나는 내 마음대로 살고, 주님도 주님 마음대로 산다. 내 마음대로 주님 마음대로, 난 내가 있고 싶은 곳에 주님은 주님 있고 싶은 곳에.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내가 있고, 주님 가고 싶은 곳에 주님 있네. 얼쑤얼쑤~” 둘이서 주고받다가 이어서 다른 고백이 이어지곤 한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삶에서 성실하게 잘 살아간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정과 너그러운 배려 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각자는 잘 사는데, 왜 함께 잘 살지는 못할까. 참 소중한 그리스도인 가치인데 더불어 주님과 손잡고 형제자매를 아껴주면서 말이다.

기타 코드에 A#(에이샵)과 Bb(비플랫) 이 있다. 글자는 다르지만 음은 기본적으로 같다. 무엇을 의미할까. 곰곰이 신앙의 마음에서 바라다본다. 좀 더 노력하고 기다려주는 것 아닐까. A#은 Bb을 향하여, Bb은 A#을 향하여 서로 같은 음이기에 모두가 나눌 수 있는 음악이기에 훈련하고, 회개하여 노래하도록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는 것 아닐까. 주님이 하실 수 있도록 인간이 결정하지 말고, 엘리야를 먹여 살린 까마귀가 되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 덮어주고 이해해주고, 신앙의 길을 먼저 간 은혜받고 기름 부음 받은 사람이 우선 주님의 까마귀가 돼줬으면 좋겠다. 나의 사명은 ‘생활성가’다.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주님께 고백하고, 전례 안에서 미사 안에 울려 퍼지는 한국 가톨릭 신앙인들의 간절한 고백의 말을 전하는 일이다. 내 작은 방송 안에서 우리 사랑 예수님과 성령을 모시고, 모두가 신앙으로 거듭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주님 저 사랑하시죠? 주님 저 아직도 늦지 않았죠? 주님 제 아픔 함께하시죠? 주님 제 가족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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