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그분을 닮아가는 삶은 위대하다. 그분이 보시기에 내 삶은 좋을까?

내 삶은, 하느님을 알게 되면서, 점점 내 의도와 멀어진 듯하고, 가끔은 하느님을 떠나 내 삶을 찾기도 한다. 내가 가진, ‘본능, 욕구, 타인의 시선, 사회, 생각, 희망’에 둘러쳐진 이 모든 것이, 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간과 공간의 간격이 좁을수록, 내 삶을 가까이 할수록 그분의 삶과 점점 멀어지는 반복되는 함정에 빠진다. 때론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봐야 할 때가 있다. 지난 2022년 11월에 그녀를 만나고, 해자축(亥子丑)의 깊은 겨울을 지나, 비로소 싹이 트고 봄이 온다는 입춘을 맞는 주간이다.

지난 2022년 시월의 마지막 주간, 인천 용현갯골 옆에 자리 잡은 남항근린공원에서 그녀를 만난다. '인천교구 사회사목부 환경연대'가 주최하는 ‘가톨릭환경연대 회원 후원회 날’ 행사 초대에 왔다. 땅을 향해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는 태양이 내리쬐는 오전 11시, 한영애의 '조율'을 부르면서 세상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오늘 함께하는 이는 생활성가 가수 석소영 카타리나다. 그녀와 나눴던 이야기를 봄이 다가오는 이제야 꺼낸다. <지금여기> 독자들께 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석소영 카타리나입니다. 본격적인 생활성가 시작은 ‘cpbc창작 생활성가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후로 시작이 되었는데요. 기억을 더듬어 보면, 제 중학교 음악 선생님이 ‘신상옥과 형제들’에서 건반과 보컬을 담당하셨던 신윤경 모니카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때 신상옥 형제님이 진행하셨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신윤경 선생님이 매주 작곡하셔서 곡을 부르는 코너가 있었는데요. 선생님을 따라 방송국에 와서 노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데뷔는 그때! 중학교 때 한 거 같네요. ㅋㅋ. 대회 이후 정말 제 이름이 없는 앨범이 없을 정도로 많은 앨범에 함께했었고요. 석소영 카타리나의 묵상 앨범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가톨릭 문화원 '찬양 거룩한 기쁨'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가톨릭 문화원과의 인연도 상을 받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지난 2005년 이 창립 17주년을 맞아 서울대교구 교육국 본당청년사목부와 공동으로 5월 14일 부천시 가톨릭대 성심교정 콘서트홀에서 마련한 '제6회 PBC창작생활성가제'에서 '한줄기 빛으로'를 부른 휴(인천 화수동ㆍ주안1동 성당)로 대상을 차지했었다.


찬양 거룩한 기쁨 325회 중 '한줄기 빛으로'. 글/곡: 김정연 안젤라. 노래: 석소영 카타리나.


그녀는, '신상훈의 좌충우돌 노래야그' 첫 이야기였던, 지난 2011년 첫 회에 호인수/김종성 신부의 ‘유아 세례를 주며’ 노래를 소개할 때,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소개한 바 있다. (기사 보기) 오늘은 그때를 기억하며, 10년 전에 그녀와, 지금의 그녀가 어떻게 다른지 물어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앨범에 들어갔던 그 노래들을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쉽게 불렀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때 신상훈 팀장님이 노래 선택을 도와주셨는데.... 아마 10년 후의 제 모습을 상상하고 노래 선곡을 하신 게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지금 그 노래를 부르라고 한다면, 글쎄요. 한 곡도 제대로 부르지 못할 것 같아요. 저 앨범 녹음할 때도 많은 선배님이 이뻐해 주셨고 어린 나이에 많은 큰 무대에서 성가를 불렀는데요. 조금은 아니, 많이 자만심과 자신감과 욕심이 가득했고 철도 없었고 제가 노력하지 않아도 얻어지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저 노래들을 녹음하고 나서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를 철이 들게 해 준 노래들입니다. ^^”

2009년 인천교구 십정동 본당 신부였던, 전대희 바울로 신부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상훈아, 카나리나의 목소리로 묵상 앨범을 만들고 싶어." 2009년 용산참사가 터지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서는 매일 저녁 추모 미사를 거행할 때, 나와 석소영 카타리나, 이지아 크리스티나 세 명은, 매주 수요일마다 저녁 추모미사에 함께했다. 그때, 인천교구 호인수 신부, 김종성 신부님께 허락을 받고, 묵상 앨범에 ‘유아 세례를 주며’를 담았었다.

그녀의 목소리를 가톨릭교회 안에서 듣는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다. 성가 활동도 하는 그녀지만, 요즘, 뮤지컬, 아이들 교육 등등 다른 분야에서도 그녀만의 활동을 한다. 요즘 근황에 대해 물어본다.

“지금 제 스케줄은 학원, 가톨릭 문화원에 맞춰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제가 정성을 쏟는 곳, 그리고 내가 신나게 찬양하고 행복을 얻어 가는 곳, 이 두 가지를 함께 하기 위해 요일별로 스케줄 정리되어 있고요. 가톨릭 문화원은 성가를 하러 가는 것보다는 제 자신에게 힐링하러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노래하러 다닌다’라는 말은 ‘성당 간다’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이제 애들이 성당 다녀왔냐고 물어 보기도 하고, 자연스레 제가 성당 다니는 게 소문이 났더라고요. 그리고 가르치는 일 , 노래하는 일 잘하고 싶어서 올 초부터 레슨을 다시 받기 시작했고, 발성 자격증 공부하고 있고.. 현재 공부하는 것들 논문으로 정리해 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석소영 카타리나. (사진 제공 = 석소영)
석소영 카타리나. (사진 제공 = 석소영)


내 노랫소리를 들어 줄 친구가 없다고 상상해 본다. 나를 반향하고, 너를 반향하는 대상이 없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대, 위대한 태양이여! 만일 그대에게 자신의 햇살을 비춰 줄 대상이 없었더라면 그대의 행복은 과연 무엇이었겠는가!"라고 말한, 차라투스트라의 말처럼, 위대함은 부끄럼과 희망이 교차하면서 시작된다. 그녀에게, 성가인으로서의 보람과 생각나는 기억, 추억, 행복에 관해 물어본다.

“어렸을 때 가톨릭 문화원 박유진 신부님이랑 정말 많은 피정들을 다녔는데요. 어떤 신자 분께서 목소리는 너무 좋은데 외모랑 안 어울린다는 우스갯소리를 하셨는데, 그게 어린 제 마음에 상처가 되었나 봐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고요. 그래서 그날 저녁 공연에 노래를 하기 전 신자 분들께 눈을 감고 노래를 들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 피정이 끝나고 박유진 신부님께서 '왜 신자 분들께 눈을 감으라고 했니?' 하고 물어보셔서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신부님께서 ‘소영아, 너가 노래 부르는 그 표정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기도야. 그러니 자신 있게 부르렴’ 하셨습니다. 이 말은 따뜻하기도 했고, 충격적이었습니다.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하지 못했고, 자랑스러워하지 못하고 창피해 했구나, 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노래하는 사람인데 내 모습이 뭐가 중요하다고, 그렇게 행동했을까? 왜 내가 중요했을까?' 하는 생각들 때문이었습니다. 그 후로 성가를 부르는 제 방법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보여지는 것보다는 더 가사들에 접근하고 그 가사들을 신자 분들께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대학입시 강사다 보니, 아이들이 실기 시험을 보러 갈 때 제일 많이 하는 이야기가, 내 만족이 아닌 교수님들 중심으로 움직이고, 만족시켜라입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하든,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하나의 도구입니다. 우리가 중요한 것이 아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내 에너지 포인트가 하느님을 향하고 있는지, 나를 향하고 있는지 생각하고 신중히 성가를 시작하신다면 좋은 가톨릭 생활성가인이 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열심히 하느님을 향해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하느님을 향해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하느님이 계획하신 모든 공간과 시간 속에 나를 온전히 맡기는 것, 혹은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하느님이 내 삶을 바라보고 흐뭇하게 웃어 주는 것, 이 두 가지가 서로 꿰맨 채 이뤄지는 모든 반복되는 연속성이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기도 하다. 가장 배고픈 사람은, 물질적 빈곤이 아닌, 삶의 의미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저편에는 ‘그레이트 헝거(Great Hunger)’가 있다. 언 땅을 뚫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봄을 알리는 새싹처럼, 그녀가 노래한 ‘어머니’를 들으며, 봄의 위대함과 어머니의 위대함을 느껴 본다.


찬양 거룩한 기쁨 374회 중 '어머니'. 글/곡: 신상옥 안드레아. 노래: 석소영 카타리나.


가톨릭 생활성가를 부르는 이들 안에서, 석소영 카타리나는 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닌, 자기 삶이 녹아 있는 정규 앨범, 노래 앨범이 아직 없다. 그녀에게 활동 계획에 대해 물어본다.

“앨범을 왜 안 만드냐고 질문하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저는 여전히 정규 앨범을 만들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제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길 노래들 모두 아직은 다 사랑할 큰 마음을 갖고 있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도 새로운 곡을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지금 싱글 앨범을 만들어 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렇게 한 곡 정성껏 사랑해 주다가 나중에~ 하나의 정규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성가 참 잘하는 가수,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고, 항상 도전하고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하고자 하는 바, 욕구, 본능은 늘 내 머리와 내 이웃과 함께 더불어 가고, 낯 뜨겁게 싸우며 부딪히기도 한다. 베드로 서간의 말처럼, 내 마음속의 무엇을 온유하고 깨끗한 정신으로 무장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기를 원한다. 석소영 카타리나와 얘기를 나누며, 그녀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모든 이를 위해 생각하고 되돌아보는, 다른 말로, 더불어 사랑하며 사는 그녀를 느낄 수 있다. 뉴욕의 화려한 불빛, 밤마다 퍼붓는 음주가무, 백만장자의 성공도, 그 시발점은 데이지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었던, 개츠비의 위대함처럼, 꾸며진 겉모습에 감춰지는 거짓된 무거움보다는, 감춰진 내 모습 속에 드러나고 진실되고 그리고 배려가 섞인 가벼움이 더 위대한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그녀가 좋아하는 ‘베드로 서간 3장’의 말씀으로 마무리한다.

"온유하고 정숙한 정신과 같이 썩지 않는 것으로, 마음속에 감추어진 자신을 치장하십시오. 이것이야말로 하느님 앞에서 귀중한 것입니다."(베드로의 첫째 서간 3,4)

석소영 카타리나. (사진 제공 = 석소영)
석소영 카타리나. (사진 제공 = 석소영)


석소영 카타리나

인천예술고등학교 성악과 졸업
동덕여자대학교 성악과 졸업
홍익대학원 공연예술 뮤지컬 전공 졸업
제6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대상
다수 앨범 녹음 참여
현現 톤연기학원 홍대캠프 뮤지컬 원장
가톨릭문화원 찬양거룩한기쁨 보컬



신상훈(시몬)

Alma Art 가톨릭문화원 음악팀장 1999년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멤버 1992년
서강대 철학과 졸업 1998년
sbs효과실 음악감독 1998년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2015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Who's Fr.엉OL가♬~®™

profile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시나이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시나이까!”(시편 8,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