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4 23:15

비아님.

조회 수 5975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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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책방을 정리하다 보니 이런 편지가 나오네요. 
제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가을이라 괜히 센치(?)해져서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여기에 옯깁니다.

+ 영원히 아멘
눈은 하늘같이 맑습니다.
때로는 흐리기도 하고, 안개가 어리기도 합니다.
싱싱하면서도 애련합니다.
명랑하면서도 어딘가 애수가 깃들여 있습니다.
원숙하면서도 앳된데를 지니고 지성과 함께 한편 어수룩한데가 있습니다.
성급하면서도 기다릴 줄 알고 자존심이 강하면서도 수줍어할 때가 있고,
양보를 아니하다가도 밑질 줄 압니다.
아름다우나 그 아름다움은 사람을 매혹하게 하지 않는 푸른나무와도 같습니다.
한사람하고 인사를 하면서 다른사람을 바라보는 일이 없습니다.
사랑이 가장 귀한것이나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아니합니다.
마음의 허공을 그대로 둘지언정 아무것으로나 채우지는 아니합니다.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를 사랑하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받아서는 안될 남의 호의를 정중하고 부드럽게 거절할 줄 압니다.
과거의 인연을 소홀히 하지 아니합니다.
자기 생애의 일부인 까닭입니다.
남의 잘못을 아량있게 이해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합니다.
그에게는 울고 싶을 때 울수 있는 눈물이 있습니다.
가슴에는 고갈하지 않는 윤기가 있습니다.
한시간 내내 말 한마디 아니하는 때가 있습니다.
헛되이 보내지 아니하였다는 기쁨을 갖게 합니다.
성실한 가슴. 거기에는 한 남성이 머리를 눕히고 살 힘을 얻을수 있고,
거기에는 평화롭게 죽을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신의 존재, 영혼의 존엄성, 진리와 미, 사랑과 기도,
이런것들을 믿으려고 안타깝게 애쓰는 여성입니다.

추신.
이 편지가 아마 5번째 인것 같습니다.

피천득님의 구원의 여상이라는 글 중에서 마음에 드는 귀절을 적어보냅니다.

마음에 드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 여성이라면 최고일거라는 생각이 들며,
여기에 가깝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여성이 되고 싶습니다.

바오로 선생님의 정감어린 편지 읽고 헤드비제스는 무척 흐뭇하고 든든했습니다.

별로 뚜렷하지(?) 않은 헤드비제스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 전하신것 같습니다.

그래요,
둘이 서로 격려하며,
의지하며,
두 손 마주 잡고 나아간다면,
그 무엇도 어렵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잔잔한 바오로 선생님의 미소를 사랑하며,
믿음직스러운 마음 씀씀이,
그 밖에 발견하지 못한 여러가지를 모두 사랑합니다.

1. 고맙습니다 - 감사의 마음
2. 미안합니다 - 반성의 마음
3. 덕분입니다 - 겸허의 마음                        
4. 제가 하겠습니다 - 봉사의 마음
5. 네 그렇습니다 - 유순한 마음                    

수요일에 빨간 장미를 드립니다.

1985년 7월 2일      헤드비제스 드림


비아님!
이 편지의 내용을 읽어보니 새삼스럽네요.
언제부터 이  애틋한 마음은 사라지고
사느라 버둥거린 기억만 생각납니다.

부부로 한번 정해지면 끝까지 끝까지 가야죠.~~~~~~~~~~~~
애틋한 마음이 다시 생기도록 불을 지펴 후회없게 잘 살고 싶습니다.

나에게 이런 마음이 생기도록 만드니
가을은 위대합니다.

신청곡은 비아님이 선곡해서 틀어주시면 잘 듣겠습니다.


  • ?
    촌사람 2008.10.14 23:48
    ㅎㅎ 부부사이에도
    저런  연애편지를..
    암튼 부럽네요..행복한 부부 되소서..
  • profile
    비아 2008.10.15 01:30
    emoticonemoticon수요일에 빨간 장미를....

    바오로님을 사랑하시는 비제스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옵니다

    믿고 사랑하는 내 동반자 ^^

    비제스님~~

    행복하시죠?

    김종환 -- 사랑하는 이에게

    김연숙 -- 숨어우는 바람소리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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