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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이 아이들을 맡았으니 벌써 5개월이 되어갑니다.
처음에는 악동같이 말도 정말 안 듣고,
말 안 듣는것은 고사하고 무시무시한 폭탄선언도 했답니다.
저요? 여기 안 오면 선생님 월급 못 타요? 하는겁니다.
제가 그때만 해도 수양(?)이 덜 되서

그래???? 너 나한테 협박하니~~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창피하답니다.

그러던 아이들이 조금씩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초학습도 해야 하고,  생활지도와 함께 인성교육도 함께 해야 하니
솔직히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왜? 이 아이들은 이렇지! 하는 생각만 했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은 나의 못된 생각이었답니다.
한 아이는 고집이 쎄서 눈도 마주치지도 않고
고집만 부리는데 뾰족한 대책이 없었습니다.
그 아이와 함께 실갱이해 봐야 제가 분명히 지지요.

그렇다고 제가 아무리 사랑의 매라고 해도 매는 절대 들 수 없죠!
더구나 계약서에 체벌을 하면 고용계약은 파기된다는 내용이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가까이 가려고 노력을 하니
차츰 차츰 마음을 여는것이 조금씩 조금씩 보였습니다.
야단을 쳐도 노여워하지 않고
점점 저의 잔소리에 동화되는것을 보았습니다.

오늘이 떡볶이를 쏘는 날인데~~~~
김밥이 더 좋을것 같아서
새배하면 세배돈 대신에 사주겠다 했더니
모두 현금으로 달라고 하는겁니다.

새배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우리 철부지 아이들,
새배는 돈 받으려고 한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우리 악동들,

조근조근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벌써 신정은 지났지만
우리나라는 음력을 더 좋아해서 구정을 많이 지내는데
다음 주 월요일이 구정이야 하면서
1년 동안 웃어른께 한 해 건강하게 잘 지내시라고
절을 하는거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그 아이들이 맛있는 김밥을 먹기 전에
바닥에 무릎을 구부리면서 진지하게 새배를 하는겁니다.
저 오늘 감격했습니다.

살다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군요.
반복학습이 이리 중요했구나 싶더라고요.

한 아이 한 아이 안아주면서 제가 덕담을 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안아주는것도 어찌나 힘들어하는지
아이들의 몸을 살짝 만지는것도 어찌나 싫어하는지....

바쁜 엄마, 아빠때문에 학습 능력이 적은 우리 아이들,
개인사정으로 엄마와 아빠하고 헤어져 사는 우리 아이들.
한 아이는 아버지나 나이 차이가 많은 형에게 맞는지 항상 멍이 있습니다.

그렇게 추웠던 날에도 빠지지않고 오는 것을 보면 정말 기특하고 예쁩니다.

내일까지 수업하면 짧은 방학을 합니다.
2월 3일에 개학을 하고 다시 4일부터 열심히 공부하는거죠!
요즘 공부에 탄력이 붙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이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멋지게 살아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사연이 너무 길었죠~~~ 
나눠서 읽어주셔도 됩니다.

향기님~~~~~~~
우리 아이들은 못 듣지만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들리는 성가로 부탁드립니다.



  • ?
    하늘향기 2009.01.21 21:51
    헤드님의 진심이 통하신거예요...
    가시돋힌 아이들이.. 헤드님의 따뜻한 마음에.. 하나둘씩 가시가 사라진거겠죠? 

    사랑은 베푼만큼 돌아온다는 말이 맞는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헤드님의 진실된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 언제까지 계속되기를 파이팅 해봅니다.

    건강조심하시구~~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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