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푸짐하게 첫눈이 내린 날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고요히 기도만 하고 있을 수 없어
추기경 몰래 명동성당을 빠져나와
서울역 시계탑 아래에 눈사람 하나 세워놓고
노숙자들과 한바탕 눈싸움을 하다가
무료급식소에 들러 밥과 국을 퍼주다가
늙은 환경미화원과 같이 눈길을 쓸다가
부지런히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껌 파는 할머니의 껌 통을 들고 서 있다가
전동차가 들어오는 순간 선로로 뛰어내린
한 젊은 여자를 껴안아 주고 있다가
인사동 길바닥에 앉아 있는 아기부처님 곁에 앉아
돌아가신 엄마 애기를 도란도란 나누다가
엄마의 시신을 몇 개월이나 안방에 둔
중학생 소년의 두려운 눈물을 닦아 주다가
경기도 어느 모텔의 좌변기에 버려진
한 갓난아기를 건져내고 엉엉 울다가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부지런히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
소주를 들이켜고
눈 뉘에 라면박스를 깔고 웅크린
노숙자들의 잠을 일일이 쓰다듬은 뒤
서울역 청동 빛 돔 위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비둘기처럼. -정호승-
********************************
오늘 문뜩 김수환추기경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 많은 사람들의 긴행렬이 생각납니다.
혼란스런 시대에 우리의 중심이 되셨던 추기경님 보고싶네요
*****바다의 별마음 꽃마음신청합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고요히 기도만 하고 있을 수 없어
추기경 몰래 명동성당을 빠져나와
서울역 시계탑 아래에 눈사람 하나 세워놓고
노숙자들과 한바탕 눈싸움을 하다가
무료급식소에 들러 밥과 국을 퍼주다가
늙은 환경미화원과 같이 눈길을 쓸다가
부지런히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껌 파는 할머니의 껌 통을 들고 서 있다가
전동차가 들어오는 순간 선로로 뛰어내린
한 젊은 여자를 껴안아 주고 있다가
인사동 길바닥에 앉아 있는 아기부처님 곁에 앉아
돌아가신 엄마 애기를 도란도란 나누다가
엄마의 시신을 몇 개월이나 안방에 둔
중학생 소년의 두려운 눈물을 닦아 주다가
경기도 어느 모텔의 좌변기에 버려진
한 갓난아기를 건져내고 엉엉 울다가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부지런히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
소주를 들이켜고
눈 뉘에 라면박스를 깔고 웅크린
노숙자들의 잠을 일일이 쓰다듬은 뒤
서울역 청동 빛 돔 위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비둘기처럼.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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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뜩 김수환추기경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 많은 사람들의 긴행렬이 생각납니다.
혼란스런 시대에 우리의 중심이 되셨던 추기경님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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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님 .선종하던날 길게 늘어섰던 그 행렬 생각이 나네요.정말.^^
그 행렬에 서서..기다리며 마시던 따끈한 커피도 생각납니다.
추기경님 덕에 더욱 따스했던 겨울.
이 글은 저도 참 좋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추기경님 손은 참..부지런도 하고 바쁘기도 하지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포근한 오후 시간 보내세요..아침향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