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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끝나지 않았지만... / 도종환



당신은 본래 흙이었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본래 땅이었는지 모릅니다

기껏 당신에게
눈발 같은 차가움으로 나 내려앉고
당신과 나의 짧은 사랑에게 겨울이 길어
아픔으로 당신에게 떨어지는 내 모든 것을

내리면 녹이고 내리면 받아 녹이던 당신은
애초부터 흙이었는지 모릅니다

쑥잎 위에 눈발이 앉습니다

아직도 우리들의 겨울은 끝나지 않았지만
밤이 가고 한낮이 오면
그 눈발을 녹여 뿌리를 굵게 키울
어린 쑥들을 바라 봅니다

지금 이렇게 눈 내리고 바람 세지만
이제는 결코
겨울이 사랑보다 길지 않으리란 것을 압니다

사랑이란 이렇게
깊은 받아 들임인 것을 압니다

이제 나는
누구의 흙이 되어야 하는지를 압니다


  • ?
    인아델라 2011.01.17 08:19
    흙을 보니 제비꽃에게는 지구가
    화분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아름다운 시를 올려 주셔서
    시심에 젖어들어 보네요.
    좋은 시 자주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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