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버드 대학의 총장 닐 루딘스틴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이 있다. 그가 처음 총장이 될 당시 주위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전통적으로 하버드 대학의 총장이 된 사람들은 대부분 훌륭한 가문 출신이었다. 하지만 루딘스틴의 집안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는 유태계 소련인이었고 어머니는 이탈리아 출신의 식당 종업원이었다. 게다가 그는 하버드 대학 출신도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무언가 비리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그러나 루딘스틴은 그런 이야기들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부모님을 자랑스러워했고 하버드 대학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갔다.
그러나 루딘스틴의 어머니는 아들이 미국 최고의 명문 대학 총장이 되었는데도 예전의 생활과 전혀 다르지 않게 허름한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식당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기자들은 어느 날, 식당으로 루딘스틴의 어머니를 찾아가 취재를 했다. 한 기자가 궁금증을 참다 못해 물었다.
"식당 일은 언제 그만두실 겁니까?"
그러자 루딘스틴의 어머니는 웃으며 대답했다.
"내 아들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여 하버드 대학의 총장이 되었어요. 그러니 나도 맡은 바 내 일에 최선을 다해야지요. 만일 내 아들이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나는 내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어머니의 말에 기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들 못지않은 어머니로군…."
<월간 좋은 생각, 2001년 3월호, p.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