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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로 오역되는 가톨릭 용어
‘대사’(大赦, indulgence)에 관하여



□ 지난 3월 10일(목) 종합일간지의 ‘유럽 종교개혁 500주년’ 기사에 언급된 ‘면죄부’라는 용어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입장입니다. 

□ “면죄부”는 언론매체의 가톨릭 관련 기사와 세계사 자료에 간혹 언급되는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가톨릭교회가 금전적 대가를 받고 신자들의 죄를 사해주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러나 이는 가톨릭 용어인 대사(大赦, indulgence)의 오역으로, 대사부(大赦符)가 적절한 표현입니다.

‘대사’는 죄가 아니라 죄의 대가인 벌을 면제해 주는 것입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으며, 고해성사 때 사제가 주는 보속(기도, 선행 등)을 통해 죄의 대가를 치릅니다. 그러나 보속을 현세에서 완전히 실천하지 못하여 남게 되는 잠벌(暫罰)은 사후에 ‘연옥’에서 채워야 합니다. 이 잠벌을 면해주는 것이 바로 대사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지상, 연옥, 천국에 있는 교회의 구성원 사이의 영적 교류인 ‘성인 통공’의 교리와 모든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지체로서 가지는 연대성을 지니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내가 받은 대사 효력은 타인이나 세상을 떠난 영혼에게 양도할 수도 있습니다.

대사는 벌을 면해주지만, 죄 자체를 사면할 효력은 없습니다. 죄를 사하는 유일한 통상적 방식은 고해성사뿐입니다. 즉 면죄부라고 표현될 수 없습니다. 대사는 교황이나 주교들이 줄 수 있으며, 대사의 조건으로 제시되는 행위는 고해성사, 영성체, 기도, 성지순례 등의 신앙 실천입니다. 이러한 실천들은 어떠한 물질적 조건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 한때 대사가 교회의 수입원으로 오용된 역사도 있었습니다. 중세 유럽의 설교가들이 교회 사업의 모금을 위해 대사부(면벌부)를 남발하고 그 효과를 과장한 결과, 대사가 면벌(免罰)이 아닌 면죄(免罪) 수단으로 오인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사의 오·남용은 이미 1215년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에서 단죄되었고, 1414년 콘스탄츠 공의회도 대사 오용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 천주교 주교회의는 비록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천주교에 대한 악의적인 용어 사용으로 부정적인 모습이 보이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반 언론과 교과서 등에서 이 용어가 잘못 사용돼 왔음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고, 이른바 ‘종교개혁’ 당시의 배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올바른 용어인 ‘대사’로 사용할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해 주시기 바라며, 올바른 천주교 용어 사용을 위해 배포한 ‘미디어 종사자를 위한 천주교 용어 · 자료집’을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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