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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가의 기쁨] 연광흠 신부 (하)

음악밖에 모르던 청년… 노래하는 사제로

발행일2018-05-06 [제3093호, 19면]

연광흠 신부 제공
■ Benedicamus Domino 

“오직 감사의 맘으로 또 하루의 첫 순간을 주님께 모두 드리네”


1993년 31살의 나이에 신학교에 입학한 연광흠 신부(대전교구 봉산동본당 주임)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종소리를 듣고 일어나요. 가장 나이가 많았고 반장이었기에 제가 먼저 일어나서 ‘Benedicamus Domino’(주님을 찬미합시다)라고 외쳐요. 그러면 다른 신학생들이 ‘Deo Gratias’(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하며 하루를 시작했어요. 하느님을 찬미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사제품을 받고 그때의 느낌과 은총을 떠올리며 만든 성가가 ‘Benedicamus Domino’이다. 새로운 하루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자 만든 성가이기도 하다. 

“신앙인이라면 세상살이에 힘들고 지쳐 있다 할지라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축복을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죠. 그것은 축복입니다. 생명과 시간, 새로운 날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불행하다 느끼지 말고 축복과 은총을 기대하며 살아갈 때 좋은 결실을 보지 않을까요?” 

늦은 밤까지 일과 학업에 시달리다 겨우 눈을 뜨고 분주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Benedicamus Domino’는 잠시 잊고 있었던 하루의 첫 봉헌을 기억하게 한다.


■ 너는 나의 종 

“이젠 깨달았네. 나의 보상과 희망은 나의 주 하느님께 있다는 걸”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디제이(DJ)를 했고 군 제대 후에는 레코드점을 열었다. 음악에 관심이 많았고 업으로 삼고 싶었지만 현실적 여건과 어느 정도 타협한 것이다. 

그러던 중 여동생이 수녀원 입회를 결정했다. 동생을 위해 매일미사에 참례하고 기도를 바치던 중 성소를 발견했다. 29살 때의 일이다. 

“주님께서 저를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셨으며 원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순간 주님을 향한 열망이 가득해졌습니다. 신학교를 가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가 컸죠. 나이도 많고 음악만 좋아하던 아들이 갑자기 신학교를 가겠다고 하니 반대하실 만하죠. 그런 아버지께 신학교 문지기라도 하겠다며 설득했어요. 그렇게 늦깎이 신학생이 됐죠.” 

이때의 마음을 담은 성가가 ‘너는 나의 종’이다. 연 신부는 성소의 길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 성가를 권했다. 

“주님께서는 나이 많고 공부도 못하는 저를 사제로 부르셨어요. 하느님께서 부르실 때는 그 사람의 조건을 보지 않으십니다. 마음을 보시죠. 사제성소뿐만 아니라 수도성소와 가정성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위해, 이웃을 위해, 세상을 위해 살아갈 이들을 부르시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데 ‘너는 나의 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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