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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의 좌충우돌 노래야그 8번째 이야기

주께서 나를

주께서 나를 어떻게 또 얼마나
주께서 나를 사랑해 또 사랑해 주셨네

이젠 아느냐 이젠 아느냐 널 향한 내 마음 이제 아느냐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제 아느냐

사랑의 주님께 이 한마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저도 사랑이 되렵니다

(글 류진미 스텔라, 곡 강훈 바오로 )

 


부르심에 응답하는 내 삶의 기도
 

그분을 느끼며 나는 청소를 해요. 그분도 내 손을 잡고 마당을 쓸어요. 내 마음 깊은 곳에도 청소를 해요. 그렇게……내 안을 환한 빛으로 비춰주시네……들려오는 그분의 음성 (청소1, 강훈)

"그분(주님)의 사랑은 나도 모르게 온다. 또한 내 허락 없이 내 주위를 머물다 사라지는 듯 하다. 불현듯 다시 찾아오는 그 사랑에 놀라기도 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하나하나 긁어 모으듯, 사랑도 가을과 함께 그 흔적들을 그분 곁에 머물도록 내 마음을 청소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분의 소리가 나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주께서 나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사랑하시는 지를, 그저 나는 노래로 말할 뿐이다. 그리고 그분께 응답한다. 저도 사랑이 되렵니다."

▲ 강훈 바오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독자들과 8번째 만나는 노래 초대손님은, 젊은 미술조각가이자 용인수지성당에서 관리장으로서 하루의 삶을 사는 강훈 바오로이다. 청소를 하듯 자신 욕심을 하나 둘 쓸어 버리고, 조각을 하듯 자신의 거짓을 깎고, 그의 앨범 속 노래이야기를 바람소리처럼 자유롭게 만나보자.

9월 말, 가을 초입에 그를 만났다. 가을이 나를 휘몰아친다. 이제야 글을 쓴다. 가을은 게으름마저 용서한다. 이제 가을은 그 끝자락을 질질 끌고 있다- 작업복을 입은 채 땀을 흘리며 한 친구가 온다. 지하 주차장 옆에 관리실에 잠깐 들어가 그의 방을 본다. 작업도구, 책, 기타와 자신의 삶과 수지성당의 관리장으로서의 모습들이 그곳에 녹아있다. 관리장의 하루를 내가 물어본다. 그가 말하길, 관리장의 하루는 ‘하느님 부르심에 대한 자신의 삶의 기도’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노래가 된다고 말한다.

"제가 기도하는 것들, 제가 살아가는 모든 감사의 순간순간을 소리로 담고 싶어요. 예전에는 그림과 조각으로 표현을 했지만, 지금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일꾼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일꾼으로 남고 싶어요. 저의 첫 앨범 '청소(聽召)'는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제 하루하루의 삶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앨범입니다."

교회가 젊은이에게 기쁨을 주지 못해요

그와 음악이야기를 나누기 전, 그는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복음적 환경에 대해 말을 한다. 교회가 신자들에게 주지 못하는 복음의 기쁨에 대해 이야기 한다. 교회가 먼저 신자들에게 기쁨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가 말하는 복음적 환경 즉, 교회 정신, 신학, 기도가 우선적으로 중요하지만, 구체적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교무금과 봉헌금이 항상 부족해요.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더욱 많은 것을 주고 싶고, 신자들에게 더욱 깨끗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싶어요. 하지만 성당의 제정적 실태를 알잖아요. 성당지원이 늘 부족하고 항상 깎아야 하고, 그렇다 보니 신자들에게 돌아가는 기도와 휴식의 공간으로 관리하는 것이 힘이 들고 많이 부족해요. 근데 다시금 생각해 보면, 교무금과 봉헌금이 적은 것에 대해 교회가 신자들에게 실망할 수 만은 없는 것 같아요. 정작 교회가 신자들에게 어떠한 기쁨을 주는지에 대해 솔직히 모르겠어요. 교회가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있는가? 여전히 물음표죠."

그의 말에는 신자들의 적은 봉헌금에 관한 소극적인 생각보다는 교회가 신자들에게 베푸는 적극적인 기쁨과 행복의 시스템을 질타하는 듯하다. 기쁨과 웃음은 때론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그들의 정성스런 마음까지도 가질 수 있다. 나 또한 그렇고, 교회 안에 많은 이들이 교회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늘 보고 있으면 행복과 기쁨이 넘쳐 흐르는 그런 곳을 꿈꾼다. 교회가 그런 곳이 되었을 때 신자들의 봉헌과 기부의 삶도 현실화가 된다. 신자들에 대한 조그마한 걱정도 말한다.

"교회가 신자들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잖아요. 기도와 희생과 봉사만을 요구하잖아요. 그러니 신자들의 지갑과 봉투는 묵묵부답이죠. 다시 말해, 거꾸로 돌아가 보면 신자들은 봉헌의 기쁨을 모른다는 것이지요. 교회가 반성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신자들 또한 교회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해요. 자신들이 하느님께 받은 것, 즉 인생 전부를 받았는데, 십 분의 일조차도 아깝다는 인식이 있다는 거지요. 관리장으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이런 생각들이 매일 스쳐 지나가요. 하지만 우리는 항상 누가 누구를 미워하는 식으로 다투고 싸우죠."

"교회가 젊은이에게 기쁨을 주지 못해요. 당연히 젊은이들은 교회에 기쁨이 있는지 조차 모르죠. 성가앨범이 있는 지도 모르는 이들도 많아요. 젊은이들을 보면 생활성가, 복음성가조차 듣지 않아요. 듣는다해도, 십년 전 노래, 기성세대가 부른 노래만을 듣고 부르죠. 앨범에 대한 홍보도 없지만, 그것을 찾는 이도 없어요. 결국 작품의 문제라고 자학을 하기도 하죠. 더 들어가면 시스템도 문제인데요. 기쁨의 시스템의 부족! 결국 교회구조의 문제죠. 우리의 노력도 부족하고."

교회와 신자들의 물질적, 경제적 발전수준이 정신적, 복음적 기쁨의 환경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교회가 비대해 질수록 오히려 신자들이 누리는 기쁨은 점점 가벼워진 듯 한 느낌도 감출 수 없다. 노동시장에서 생산성과 생산관계가 다른 노선을 걷듯이, 복음과 기쁨의 환경은 어쩌면, 노동시장과 같이, 삶이 풍요해질수록 상대적 빈곤감이 커지는 것과 흡사하다. 교회와 신자들의 복음정신은 크게 앞서 가는듯해 보이나, 교회와 신자들의 관계, 신자와 신자와의 간격은 더욱 멀어지고, 소통의 행위도 점점 줄어든다. 교회가 기쁨을 주는 곳이 아닌, 상대적 불만족을 느끼는 공간으로 가는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청소’(聽召)

나를 청소한다. 그분은 내 손을 잡고 내 맘의 어둠을 환히 비추고 내 안을 청소한다. 강훈 바오로의 첫 번째 노래선물 앨범인 ‘청소’(聽召-들을 청,부를 소-부르심을 들음)는 하느님의 부르심이자 내 마음과 몸 안에 어둠을 빛으로 청소(淸掃)하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가 담은 주님께 담은 정성과 사랑의 노래를 만나보자. 그의 첫 번째 앨범 '청소'에 수록된 타이틀 곡 '주께서 나를'에 관한 질문을 한다.

내가 묻는다.
"바오로! <주께서 나를>이란 곡을 들으면 너의 목소리와 글과 곡이 하나가 된 것 같아. 주님과 내가 하나가 되어 대화형식으로 쓴 곡이잖아. 어떻게 만들어진 곡이야?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4처'와 더불어 이 곡이 좋아. 지금처럼 가을냄새도 나고."

강훈 바오로가 말한다.
"<주께서 나를>이라는 곡은, 지금 수지성당 사무장님이신 류진미 스텔라 자매님의 글이에요. 앨범 준비를 할 때 글 하나만 써 달라고 했죠. 평소 시도 많이 쓰시고 감수성이 풍부하시거든요. 글을 받고 곡을 써내려 가기 시작했죠. 그렇게 만들어졌어요.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부모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깨닫게 되듯, 뒤늦게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나 또한 사랑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속삭이듯 부르는 곡이에요.”

“제가 목수일을 그만두고 이건복 신부님께서 계시던 어농성지에서 두 달 피정 후 성당으로 돌아와 하느님과 삶에 대해 담판을 했죠. 54일기도에 들어갔죠. 성당에 앉아있기만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어느 날 당시 사무장님이시던 임승규 마뉴엘 사무장님께서 제게 관리장 할 생각 없느냐? 하고 물으셨죠. 제가 바로 대답했죠. ‘네! 그러죠’ 라고 말하면서 감사했죠. 성당에서 아무 생각 없이 기도할 때도 많았고, 주님의 부르심을 그저 받고 싶었어요. 어느 날 그 부르심을 받은 거죠. 제 앨범 전체적인 테마는 부르심에 대한 들음과 응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주께서 나를>이라는 곡은, 주님께서 내게 주시는 사랑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알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어느 날 불쑥 사랑이 찾아오고 감사도 함께 다가옴을 표현한 곡입니다. 마치 부모님 사랑처럼..”

잠시 음반 속에 담긴 앨범소개의 글을 함께 나눈다. (2009년 작성)

"가슴으로 찬양하는 강훈 바오로가 첫 번째 음반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강훈 바오로는 8년째 수원교구 용인수지지구 찬양사도단 하야의 멤버로 활동해 오면서 단련되고 가다듬어진 찬양사도(생활성가 가수 및 연주자의 다른 말)이다. 그런 그가 진지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은 그만의 목소리를 담아 첫 번째 찬양음반 청소를 발표했다. <聽召>. 그는 4년차 본당관리장답게 음반 제목도 자신이 본당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 청소를 주제로 삼았다. 그러나 그 뜻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들을 청에(聽) 부를 소(召), 말 그대로 부르심을 듣고, 들려오는 그분의 음성이란 의미를 담았다.

주님의 성전을 깨끗이 쓸고 닦는 일이 결코 하찮지 않고, 그 안에서, 혹은 삶의 가장 사소한 순간에도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자신의 신앙고백을 고스란히 노래로 담은 것이다. 더불어 곡의 수록 곡 중 직접 12곡중 7곡을 만드는 등 음악적인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겸손한 마음으로 이 음반을 봉헌하는 강훈 바오로의 목소리를 통해 이 음반을 듣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삶에서 손끝 하나 마음 하나가 주님께 찬미 드리는 일임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류진미 스텔라,강훈 바오로. 용인 수지성당 성모상 앞에서. 사진 신상훈

나의 비전은 '하느님을 마주보며 사랑하는 것'

그의 첫 앨범 ‘청소’(聽召)에 담긴 노래들과 그의 생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받으소서 우리마음 (가톨릭성가 501) / oseph Wise, 글곡 편곡 강훈 바오로
-신자들에게 익숙한 가톨릭성가를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의 아카펠라로 재 편곡한 곡으로 여자 코러스가 상큼한 느낌을 더한다.
2. 주께서 나를 / 글 류진미 스텔라, 곡 강훈 바오로,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부모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깨닫게 되듯 뒤늦게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나 또한 사랑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속삭이듯 부르는 곡이다.
3. 들려오는 그 분의 음성 (청소1) / 글,곡 강훈 바오로
-내가 마당을 쓸어내는 동안 주님께서 내 마음도 함께 씻어주신다는 생각을 담아낸 곡으로 김상균 라우렌시오의 편곡으로 경쾌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
4. 사랑하라 / 글곡 장환진 요한
-마음을 다하고 생명을 다해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담은 곡으로 박명선 수산나와 함께 불러 따뜻한 감동을 한층 더한다.
5. 나의 주님이시여 / 글곡 표창연 프란치스코
-갓등중창단 6집에 수록된 곡으로 강훈 바오로만의 색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오직 주님만을 위해 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잘 표현되어 있다.
6. 세상의 소금과 빛 / 마태복음 5,13~16, 곡 강훈 바오로
-우리가 각자 맡은 바 소임에 기쁘게 순명할 때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락(Rock)으로 다른 곡에 비해 강렬하고 힘 있는 목소리가 잘 표현되었다.
7. 기뻐해다오 / 글곡 강훈 바오로
-죄책감에 휩싸여 성체를 영할 수 없었을 때 '나를 보아라 내가 탓하려 하는지'라고 말씀하셨던 주님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데살로니카서의 말씀처럼 ’언제 어디서든 기뻐하여라’하고 바라시는 주님의 음성을 담은 노래이다
8. 제4처 / 글곡 강훈 바오로
-십자가의 길 중에서 제4처의 내용을 담아 성모님의 모성과 예수님의 인성에 초점을 맞춘 곡으로 석소영 카타리나의 목소리가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
9. 참행복 마태복음 5,3~12 / 곡 임두빈 안드레아
-우리에게 언제나 행복하라고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담은 곡으로 3박자의 흑인 가스펠 느낌을 물씬 풍긴다.
10. 주 찬미하라 가톨릭성가 83 / G. Handel
-신자들이 즐겨 부르는 가톨릭성가를 밝고 경쾌하게 편곡해서 흡사 악기들이 대화를 나누듯 활기차고 깔끔하게 진행되는 곡이다.
11.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 / 글곡 강훈 바오로
-난생 처음 '하느님을 지금보다 더욱 사랑하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고 느꼈을 때 아이의 천진함으로 돌아갔던 그 감격을 담아 수원교구 용인수지성당 어린이들과 함께 불렀다.
12. 관리장의 하루 (청소2) / 글곡 강훈 바오로
-성당 관리장의 하루를 한 장의 그림처럼 재치 있게 묘사한 곡으로 경쾌한 음악에 나레이션이 더해져 더욱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2009년 앨범관련 보도자료)

"사람들은 가끔 내게 묻는다. 지금 하는 일은 비젼(Vision)이 없지 않느냐고. 사실 지금 하는 일이 돈이나 명예와 별 상관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하는 일이 집안 살림이니 알고 보면 그리 재미있는 일도 아니다.

나의 일을 통하여 하느님을 찬미 드리게 되기까지 그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성당에서 일한다는 것은 참으로 축복이다. 미사 시간에 때 맞춰 난방을 틀고 형광등을 갈고 고장 난 문을 고쳐주고 마당을 쓸고 분리수거를 하고, 손끝 하나 마음 하나 온전히 주님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기도이고 복된 일임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주님께 감사 드린다.

벌써 관리장 4년차. 이젠 청소의 달인이 된 듯하다. 내가 청소를 하는 동안에 주님께서도 내 맘을 청소하시는 듯 내게 말씀하시며 가르치신다. 어쩌면 내가 바라보는 Vision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내게 또 묻는다면 이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다. 나의 비전은 하느님을 마주보는 것이며 사랑하는 것. 그래서 지금 하는 나의 일이 그것을 향한 좋은 통로가 되고 있음을…
오늘도 빗자루를 든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삶 전체가 기도 이거나 전혀 아니거나
-2009년10월 어느 하루 관리실에서…


그의 첫 앨범 ‘청소’(聽召) 기획공연. 2009년 12월 19일 수지성당 오후 8시 30분 콘서트 

노래에 담긴 '소소한' 삶의 이야기

밥을 먹는다. 순대국. 강훈 바오로의 친구이자 가톨릭교회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주용 토마스가 반가운 듯 커피를 쏜다. 강훈 바오로는 교회의 복음적 환경에 관해 아직 할 이야기가 많은 가 보다. 그가 계속적으로 말한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앨범제목과 노래 창작작업에 관해 몇 가지 물어본다.

"교회의 복음적 환경! 사실 이런 얘기 할 때도 없어요. 술자리에서 조차도 어색한 이야기죠. 기쁨이 없으니 봉헌도 없지요. 교회도 문제가 있지만 기쁨만을 쫓는 젊은 친구들도 문제가 많다고 봐요. 형! 제가 미대 조각과를 졸업하고 목수일을 했잖아요, 젊은 친구들이 너무 편안한 일만 찾는 것도 문제예요. 중국사람들이 없으면 아파트조차 올리기가 힘들어요. 청년실업, 청년실업 하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어려운 일들 즉, 아파트현장, 건설현장 등에는 돈도 적고 인식이 싼 직업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젊은이들이 없어요."

"아이티산업 투기산업에만 젊은이들이 몰리죠. 반대로 예를 들면, 뉴질랜드에서는 목수가 의사와 같은 대우를 받고, 일본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2차 산업이 허물어져 가고 있어요. 물론 정치,사회적 문제도 있지만요. 아마 제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젊은 성당관리장일 겁니다. 신자들이 가끔 말해요. 젊은 놈이 관리장을 하느냐고. 성당 신자들 조차 젊은 이가 관리장을 하는 것을 그리 곱게 보지 만은 않아요. 세상은 변화하는데 교회는 그대로 아니면 더욱 과거로 갑니다."

세상사가 자신의 뜻과는 다른 길을 가듯이, 그 또한 목수일을 하면서, 사랑을 하면서, 그와 함께 있던 사람과 일들은 그와는 다른 길로 갔다. 사람과 사랑에 대한 상처는 우리를 다른 길을 가게 할 때도 있다. 목수일을 하던 그가, 일과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 성당에서 수개월간 묵묵히 기도만 했다고 했다. 앨범 제목에 관해 내가 묻는다. 그가 말한다.

"지금은 수단에서 현지인 사목을 하시지만, 예전에 수지성당 보좌신부님이시고, 2006년 수원신학교 갓등중창단 출신인 표창연 프란치스코 신부님과 술 한잔 하다가 앨범 제목이 나왔어요. 신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지요. '관리장님이니까 청소로 하세요' 그것이 그렇게 된 거죠.”

노래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성가 가수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내가 묻는다.

“혼자 기도할 때 주님이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미사 중에도 주님의 소리가 들리죠. 청소할때, 화장실과 기계실에 있을 때 소리가 들려요. 그런 소리가 들릴 때 마다 노래로 표현하려고 해요. 추상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노래로 표현하려고 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소소한 작은 행동들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노래가 되고 기도가 되요. 제가 만드는 노래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성당에 일이 많아서 공연활동은 좀 자제하고 있어요. 평화방송 활동은 가끔씩 하면서, 평화방송 라디오 사노찬노(사랑의 노래 찬미의 노래)에서 ‘노래로 떠나는 복음여행’이라는 꼭지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기도를 담은 창작곡발표 시간도 있는데요, 거기에 맞추어 노래를 만들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곡들을 사노찬노에서 만날 수 있어요.”

“바쁠 때가 많지만 성당을 한 곳 한 곳 어루만지다 보면 애정이 생겨요. 서로 각자 다른 삶의 테두리 안 에서 살고 있지만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됩니다.그 안에서 느끼는 보람과 하느님께 대한 감사를 표출하고 싶었어요. 그런 것들이 하나 둘 모여 노래가 되고 기도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와 나눈 많은 이야기를 다 담지 못해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의 미술이야기, 그의 사랑이야기, 그의 가톨릭 내에서의 성가이야기. 이번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은 다음 기회에 다시 올리도록 해야겠다. 가을 끝자락을 그의 음악과 함께 나눠보자. 노래로 떠나는 복음여행을 강훈 바오로와 함께 하는 것도 풍요로운 일일 것이다. 예수와 마리아가 무언의 눈빛으로 영원한 사랑을 그리듯이, 그의 앨범 속 <제 4 처>의 음악과 함께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무한한 사랑을 느껴보자.


제 4 처
-글,곡 강훈바오로

가는구나 가는구나 나의 주님 가는구나
오 주여 이제 그 때가 왔나요 당신 뜻에 따르리이다

넘어진다 넘어진다 내 아들이 넘어진다
일으켜 주지도 못 하고 가슴으로 눈물 삼킨다

예수님 손이 어머니 뺨을 감싸며
고운 얼굴에 눈물 닦아준다

보소서 여인이여 슬퍼 말아요
쓰라린 아픔도 이제 잠시뿐

보소서 여인이여 울지 말아요
내가 이 세상을 구원하리다

가는구나 가는구나 나의 주님 가는구나


강훈 바오로의 첫 번째 노래 선물

청소(聽召) God's calling

문의 : HP _ 017 480 4406
http://club.cyworld.com/kangbaoro
E-mail : kk78hh@hanmail.net

음반소개-
가슴으로 찬양하는 강훈 바오로가 첫 번째 음반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강훈 바오로는 8년째 수원교구 용인수지지구 찬양사도단 ‘하야’의 멤버로 활동해 오면서 단련되고 가다듬어진 찬양사도이다.
그런 그가 진지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은 그만의 목소리를 담아 첫 번째 찬양음반 청소를 발표했다. 본당관리장답게 음반 제목도 자신이 본당에서 가장 많이 하는 청소를 주제로 삼았다.

Profile-
2002 수원교구 용인수지성당 생활성가 밴드 <하야> 입단
2005 제2회 수원교구 창작 성가제 하야로 금상 수상
2005~2006 가톨릭문화선교단 미션활동(The Mission)
2008 평화방송 라디오< 사랑의 노래 찬미의 노래> 코이노니아 코너지기
현재 수원교구 용인수지성당 관리장

참여음반-
- 수원교구 제1회 창작성가제 기념 음반
- 수원교구 청소년청년성가 <야훼이레>음반
- 김종성 신부 미사곡음반
- PBC 제10회 창작성가제 기념 음반중 故김수환 추기경 추모곡 ‘거룩한 바보’
- 2009년 10월 강훈 바오로 솔로음반 발매

  
 
신상훈
현재 한국가톨릭문화원 음악팀장으로 활동. 서강대 철학과 졸업. SBS 효과실 음악감독(1998~98년).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멤버(드럼, 1992년). 연극 및 무용극 음악작곡. 2011년 안중근 기념 연극작품 <그대의 봄> 음악감독 및 작곡. 무용극 <그대 흘러라 기쁨의 강물이 되라> 음악조감독.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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