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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 PD(오른쪽). (사진 제공 = cpbc)
박종인 PD(오른쪽). (사진 제공 = cpbc)

가을이다. 중력의 힘을 받아들여, 봄과 여름을 뜨겁게 보낸 열매들이 하나하나 땅으로 다가오는 가을이 오고 있다. 하늘을 향해 던져졌던 기도의 노래가, 누군가의 낮은 마음에 가라앉고 또 다른 기도를 시작한다. 9월에는 ‘가톨릭 축제의 광장’을 만드는 사람을 만나본다. 기도 노래의 광장이다.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국에서 PD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박종인(베네딕토)이다. 다음 달에 열릴 ‘제20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총 PD를 맡은 그를 만나, 가톨릭 매스 미디어 피디로서의 일상과 창작생활성가제 20년의 날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늘 그렇듯, 대화체로 시작한다. 그리고 선배는 늘 그렇듯, 존댓말로 대답한다.

“선배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독자 분들에게 본인 소개 좀 해 주시죠.”

박종인 베네딕토 PD (사진 제공 = 박종인)
박종인 베네딕토 PD (사진 제공 = 박종인)

“저는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올해로 29년째 근무하고 있는 박종인 베네딕토 피디입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대학을 졸업하면서 90년대 입사 당시, 세상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우면서 절대 선(하느님)을 기준으로 세상을 향해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평화방송>이라 생각해 소명 의식을 가지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라디오국 제작 아나운서 부서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선배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 해도, 지나간 기억이 함께하듯, 선배 소리가 그냥 나와 버린다.

“선배님, 창작생활성가제를 준비하면서 20년간 많은 생각과 기억이 있었을 텐데요, 1999년 제1회 성가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얘기 좀 해 주시죠.”

“1999년 처음 성가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최초의 생활성가 프로그램 탄생에 있습니다. 1993년 ‘신상옥과 형제들’의 1회 공연을 보면서 생활성가 프로그램을 생각했고, 신상옥 씨 진행으로 주말에 생활성가 프로그램이 생기게 됩니다. 생활성가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중 새로운 생활성가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나아가 ‘생활성가 활성화’를 통한 ‘대중노래 문화의 복음화’를 위해 창작생활성가제를 만들게 됩니다. 일상의 삶 안에서 느끼는 주님을 현대적인 음악 형식에 담아, 새로운 노래를 만듦으로써 우리의 삶과 신앙이 괴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된 것임을, 생활성가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창작생활성가제가 어느덧 올해 들어 20회째가 됩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한해 쉬고, 올해도 코로나19 기세가 멈출 줄을 모르지만, 그래서 더욱더 생활성가를 통해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뜻깊은 스무 번째 성가제를 열게 된 것입니다.”

박종인 선배와 이야기를 하는 도중, 1993년 ‘신상옥과 형제들’의 1회 공연이 모티브가 됐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가톨릭 생활성가의 공연이 마치 ‘대중노래 문화의 복음화’로 만들어진 첫 공연이라 생각됐던 ‘신상옥과 형제들’ 첫 회 공연! 28년 전 인천시민회관으로 가 본다. 오늘 첫 번째로 나눌 영상은 28년 전 영상이다.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 공연 1993년 2월, 인천시민회관

이야기를 이어간다.

“2021년 올해는 다른 대회와 달리 코로나19에 대한 메시지도 담게 되는 건가요?”

“올해는 새로운 생활성가와 성가가수 발굴의 의미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속에 있는 우리 이웃의 삶을 위로하고, 코로나 형국에 주님이 주시는 메시지를 찾고 공유하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성가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10월 8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저녁 6시부터 <가톨릭평화방송> TV, 라디오, 유튜브로 비대면 생중계됩니다. 지금의 우리 삶과 신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로나19가 신앙인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코로나로 인해 힘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축제의 장!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축제의 장!

계속해서, <가톨릭평화방송> 피디가 생각하는 가톨릭교회 안에서의 방송 매체란 어떤 것인지 물어본다.

“매스 미디어의 특성상, 보내는 사람은 소수인데 받는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입니다. 당연히 교회는 매스 미디어를 선용하지 않으면 주어진 복음 선포의 소명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인 ‘일치와 발전’에서 적시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매스 미디어를 선용하는 것은 현대를 사는 신앙인들에게 지상과제인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매스 미디어의 효능이 갈수록 그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SNS의 발달을 위시한 뉴미디어의 확산으로 매스 미디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차 엷어지고 있고, 갈수록 다양해지는 미디어의 발전을 목도합니다. 그러면서 보다 많은 사람에게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현대기술의 발전에 적합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전달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방송 매체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나조차, ‘매스 미디어의 세계’보다는 ‘작은 세계가 만들어 가는 뉴미디어 SNS 세계’에 살고 있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보다, 조작되는 내 모습에 더 큰 기쁨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성가제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성가가 있는지 물었다.

“창작생활성가제를 여러 차례 연출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01년 제3회 대회였습니다. 1999년 제1회 대회를 마치고 심사 결과에 불복한 참가자들과의 마찰을 보면서 이런 대회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참가자들과 공유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제3회 대회부터는 대회전에 1박 2일 피정을 하게 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가 왜 창작생활성가제를 하는지 성찰하고, 함께 나누면서 우리들의 찬미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우리 자신을 온전히 비우는 노력이 모였습니다. 결국 찬양 미사로 이어지는 파견 미사가 너무나도 은혜로워 나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인지 제3회 대회 음반에 실린 곡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나 또한, 2001년 ‘제3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가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좋은 성가들이 많이 만들어진 이유가 그 첫 번째고(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음반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20대 후반 ‘신상옥과 형제들’ 멤버로, 제3회 음반에서 기타와 드럼을 연주했던 기억이 나 또한 생생하다. 3회 대회 대상 곡인 ‘주여 나를 받으소서’를 가톨릭문화원 ‘찬양 거룩한 기쁨’의 노래로 들어본다.

가톨릭문화원 "찬양, 거룩한 기쁨" 230회에서 제3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대상곡 '주여 나를 받으소서' (작사 :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작곡 : 정민경, 노래 : GLEE CLUB)

‘주여 나를 받으소서’는, 창작생활성가제에 나온 곡 가운데 가장 많이 불리는 성가다. 성가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가톨릭 안에서 활동하는 성가인들에게 감사와 당부의 말씀을 부탁해본다.

“아직도 가톨릭 생활성가계가 처한 환경은 너무나도 척박합니다. 생활성가 가수 말고 다른 직업을 통해 생계를 해결하지 않으면, 생활성가에만 전념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극소수의 몇몇 선배들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생활성가를 부여안고 지금도 새로운 성가곡을 만들고 전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가가수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금도 어렵고 힘겹게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성가가수들에게 온 맘으로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 제발 쓰러지지 말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지난 2019년 늦가을에 수원교구 분당 성요한성당에서는, ‘제1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렸다. 제1회 출신의 많은 성가인들이 함께 만든 멋진 음악회였다. 그 가운데 하나의 영상을 함께 나눠본다. 서울대교구 ‘라우다떼’가 20년 만에 라이브로 부르는 노래다.

제1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2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라우다떼 ‘이젠’ , 2019. 11. 30 분당 성요한성당 소성전

1999년에 시작한 창작생활성가제는, 2021년 10월 8일 저녁6시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리는 음악회로 제20회를 맞이한다. 코로나19로 2020년 제20회가 연기되고, 2021년 코로나19 속에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창작생활성가제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있다. 총 8팀이 서울, 인천, 수원, 대전, 대구, 제주교구의 이름을 걸고, 축제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다. 선배에게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한다.

“생활성가가 가지는 가치와 의미가 너무나도 소중하지만, 생활성가도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불편심은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봅니다. 본말이 전도되면 안 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다들 너무나도 열심히 힘겹게 버텨내고 있기에 더더군다나 생활성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늘 근본을 잃지 않는 생활성가계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어느덧, 9월이 가고, 묵주기도 성월인 시월이 다가오고 있다. 10월 8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열리는 ‘제20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축제의 마당에,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는 행복한 얼굴을 기대해본다. 지금 우리의 고통에도 늘 함께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노래한, 제3회 입상 곡인 ‘내 주의 어머니’의 노래를 들으며 오늘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가톨릭문화원 "찬양, 거룩한 기쁨" 78회 中 ‘내 주의 어머니’

(사진 제공 = cpbc)
(사진 제공 = cpbc)

 

박종인 베네딕토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 학사졸업 1993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국 피디로 입사 1993년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2005년
2021년 현재 라디오국 제작아나운서부 부장으로 근무


<연출 프로그램>
이동우,김다혜의 오늘이 축복입니다.
사랑의 노래 찬미의 노래
PBC성서못자리
삼천리 우리는 하나
힘들땐 전화해
그대에게 평화를 박민우입니다.
초록마을 꿈동산


신상훈(시몬)
Alma Art 가톨릭문화원 음악팀장 1999년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멤버 1992년
서강대 철학과 졸업 1998년
sbs효과실 음악감독 1998년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2015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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